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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6일 일요일

리뷰 : 루트 246 살인안내(1991/?/?,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루트 246 살인안내>입니다.
'화왕 리얼 소프트팩'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으로,
엘프사의 <CURSE OF CASTLE> 게임을 리뷰하면서
'화왕 리얼 소프트팩' 및 이 게임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CURSE OF CASTLE 리뷰



기본적으로는 당시 많은 게임이 써먹던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에로게가 아닌 추리게임이지요.

대학 강사를 하고 있는 주인공은 연인인 야스코에게서
야스코의 친구인 카호가 목을 매달고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경찰은 자살로 결론을 내린 것 같지만 야스코는 자살에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주인공과 야스코는 246번 길 근처에 사는 사람을 의심하고
목록에 있는 사람들과 한 명, 한 명 대화를 나누며 사건을 풀어간다는 스토리입니다.



문제는 그 용의자가 거의 스무 명이 다 된다는 사실입니다.
엄청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동네 한바퀴를 돌며, 모든 사람들의 얘기를 다 듣고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또 다시 동네 한바퀴를 돌아야 합니다.
옛날 게임임을 감안해도 상당히 불편합니다.



마지막에는 경찰을 찾아가 객관식 문답을 하며, 범인을 찾아야 합니다.
배드 엔딩은 없고 모든 정답을 맞출 때까지 계속 조사를 해야하죠.


살인 사건에 화려한 트릭이 쓰인 것도 아니고,
플레이어가 작은 단서에서 추리력을 발휘해서 결론을 이끌어 낼 필요도 없습니다.

플레이어에게 필요한 능력은 데이터 정리 능력입니다.
누구누구는 이 시간대에 알리바이가 있고,
누구누구는 저 시간대에 알리바이가 있다는 식으로
한 명, 한 명 소거하다 보면 정답이 보입니다.
살짝 트릭이 있기는 하지만, 정답풀이에 혼란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뭐, 나름 현실적인 수사법일 수는 있지만,
추리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아쉬운 게임 방식입니다.

최근에 해본 추리 에로게인 <신소노이즈>나 <벚꽃 재판>, <탐정 세븐> 등도
추리 시스템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추리 게임은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기가 참 힘든 게임입니다.

그걸 감안한다면, 무려 26년전의 게임인 루트 246 살인안내의 시스템을
욕할 수는 없습니다.



정말 아쉬운 점은, 긴장감이 없는 스토리입니다.
페어리테일 사의 게임은 등장인물들을 너무 많이 죽이는 감이 있지만,
어쨌든 <살인의 드레스>시리즈나, <미친 과실> 등은
중간중간에 새로운 살인을 등장시켜 분위기를 환기시켜 줍니다.

루트 246 살인안내는 처음에 죽은 한 명을 제외하면 누군가가 죽기는 커녕,
목숨의 위협조차도 받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계속 사람들을 만나고 다녀야 해서, 지루한 감이 있는데
한 번 정도는 무슨 사건을 터뜨려 줬어야죠.



총평하자면, 다소 불편하고 귀찮기는 하지만,
사건에 관심을 갖고, 사람들의 대화를 꼼꼼히 체크하고,
범인이 누군지 공략을 보지 않고 찾아낸다면, 의외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화려하기만 하고 알맹이가 없는 최근의 몇몇 추리물보다는
플레이어가 참여할 여지가 많은 게임입니다.

2017년 11월 19일 일요일

리뷰 : MOON GATE(1995/11/2,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MOON GATE>는 실시간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합니다.
페어리테일 공식 홈페이지 말로는 그렇습니다.
실제로 해보면 실시간까지는 아니고 반실시간(?)정도 되는 게임입니다.



시작하면 부대에 이런 저런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그 부대가 알아서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삼국지6>이나, 에로게에서라면 <마도교각>.
억지로 비슷한 게임을 찾아보자면 이정도를 들 수 있습니다.



문제는 당시 기술력의 한계상 컨트롤이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양한 전략이나 전술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근데 난이도는 개떡 같습니다.

페어리테일은 턴제 전략도 만들고, 보드게임도 만들고, RPG도 만든 사례만 보더라도
다양한 도전을 하는 회사였습니다.
MOON GATE도 그 도전의 일환이었죠.
하지만, 명백한 실패였던 것 같습니다. 시스템은 정말 최악입니다.



주인공은 평범한 마을에서 소소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근데 어느날 갑자기 주인공의 옛 동료가 나타나,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주인공은 한적한 생활이 좋다며 거절합니다.
그 옛 동료는 단 한 번의 거절에 협상이고 뭐고 없이,
주인공이 사는 마을을 불태워 버립니다.
주인공은 열받아서 복수의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이 게임의 시작 부분입니다.



마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이벤트를 봅니다.
페어리테일 사는 쿼터뷰를 상당히 자랑스러운 듯이 소개해 놓았지만,
제가 보기에는 <METAL EYE2>만큼이나 쓸모없는 시스템입니다.



게임 시스템의 독특한 시도에 비해, 
게임 분위기나 스토리는 너무 평범한 판타지 스토리입니다.
페어리테일 사의 강점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총평하자면, 페어리테일 사에서, 더 나아가 F&C 사에서 2000년 전후로 발매된 게임은
대부분 '그래픽만 괜찮다'라는 평가로 퉁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90년대 중반에 나온 게임이지만,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한 점이 없는 스토리, 그리고 재미없이 귀찮기만 한 전투 시스템.
이 모든 점이 실망스럽습니다.
그래픽만 괜찮습니다.

2017년 11월 12일 일요일

리뷰 : 화려한 인생2(1994/11/22,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화려한인생2>입니다.
전작보다 속편인 2가 더 유명합니다.



전작이 인생게임을 기반으로 한 보드게임이었다면
이번 게임은 우리나라에 부루마블로 알려져 있는 모노폴리를 기반으로 한
보드게임입니다.

룰렛을 먼저 돌려 얼마만큼 전진할 것인가를 결정한 후,
이벤트 슬롯으로 무슨 이벤트가 벌어질 것인가를 결정합니다.
체력이나 돈을 얻는 이벤트일 수도 있고,
여성과 만날 수도 있습니다.

맵에는 선물을 살 수있는 샵이나 약국, 성인용품점
그리고 여러 더러운 심부름을 해주는 신디게이트가 있습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여성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해줘야 하기 때문에,
보석이나 옷을 사서 선물하거나,
약을 사서 체력을 회복 혹은 성인용품을 사서 H씬을 봐줘야 합니다.
신디게이트는 다른 플레이어를 여성과 헤어지게 한다든가
스트레스를 최대로 한다든가 하여 플레이어를 유리하게 이끄는 청부업자입니다.



그리고 빈 공백지가 많이 있는데,
각 플레이어들이 공백지에 위치하면 건물을 올릴 수 있습니다.
건물에는 반드시 한 명 이상의 여성을 배치해야 하며,
배치할 여성이 없으면 건물은 철거됩니다.

그리고 평범한 모노폴리처럼 다른 플레이어가 그 건물을 밟게 되면
그 건물 주인에게 돈을 지불합니다.



돈만 지불하고 그냥 끝나는 건 아닙니다.
그 건물에 있는 여성을 하나 지목해서, 선물을 할 수도 있고
H씬을 볼 수도 있습니다.
애인에 대한 애정과 별개로 다른 플레이어에 대한 애정도도 있으며,
여성을 뺏는 것도 가능합니다.

애정도에 따라 유리하게 될 수도 있고, 불리하게 될 수도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룰렛에 의해 NTR 성공, 실패가 결정됩니다.


이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첫 번째로는 다른 플레이어에게 간섭이 가능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운빨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애정도를 올려놔도 확률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결국은 운으로 결정됩니다.
게임의 완성도에 비해 재미있는 게임이 되는 방법은
역시 적절한 운빨 요소를 도입하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사람 여러 명이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사실, 전작도 가능했었지만 전작에서는 다른 플레이어에 간섭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온라인 지원도 안 되는 이 성인게임을
다 큰 성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플레이한다니,
지금으로서는 택도 없는 일이고
옛날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을까 싶지만
어쨌든 사람들이 모여서 플레이할 때,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게임입니다.



총평하자면, 뭐, 여럿이 모여야만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건
결국 혼자서 플레이하면 제한된 재미만을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컴퓨터 인공지능과의 플레이는 한, 두번이나 재미있지
계속 플레이하면 결국 변수가 적고 심심한 게임이 됩니다.

제작자도 그걸 생각한 건지, 신디게이트 모드같은 것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다른 상점을 거의 없애고, 신디게이트만 맵에 깔려있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변수가 부족해서 재미가 없습니다.

옛날 게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점이 있지만,
좀더 이벤트 분량과 변수를 늘렸다면 더 좋은 게임이 되었을 것입니다.

2017년 11월 5일 일요일

리뷰 : 화려한 인생 ~여러분의 덕분입니다~(1991/12/27,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인생 ~여러분의 덕분입니다~>입니다.
'인생게임'이라는 보드게임을 소재로 만든 에로게입니다.



룰렛을 돌려 나온 숫자만큼 앞으로 나갑니다.
설령 인생게임을 안 해보신 분이라도 이걸 이해 못하시는 분은 없겠죠.
동전이 그려진 곳은 플레이어의 재산에 영향을 주고,
알통이 그려진 곳은 플레이어의 체력에 영향을 줍니다.



좋은 결과가 나올지 나쁜 결과가 나올지는 오로지 운에 달려 있습니다.



여자가 그려진 곳에 가면 여자와 만나 사귈 수가 있습니다.
사귀는 여성 수는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게임이 진행될 때마다 여성은 스트레스를 받고,
인내심을 넘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떠납니다.
소지금이나 체력을 이용해서 스트레스를 풀어줘야 합니다.
참고로, 체력을 이용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바로 H씬입니다.

여성과 사귀는 수는 제한이 없지만,
어디까지나 소지금과 체력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교제를 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결혼이나 이혼, 출산 이벤트가 있습니다.
심지어, 다른 플레이어와 여성을 트레이드하는 이벤트까지 있습니다.



결혼 이벤트는 종이 그려진 곳에서 일어납니다.
사귀고 있는 여자 중, 결혼할 여자를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위에 있는 화면처럼, 이미 주부이기 때문에 결혼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미 주부라면 사귀는 것도 안 되지 않을까 하는 문제는 제쳐 둡니다.

이혼 이벤트는 종이 그려진 곳을 결혼한 상태로, 한 번 더 밟으면 일어납니다.
소지금을 무려 반이나 가져가는 무자비한 이벤트입니다.


이 게임에는 칭찬할 요소도 많이 있습니다.
좋은 그래픽과 수십 명에 달하는 개성있는 캐릭터가 장점입니다.
각 캐릭터의 이벤트가 부족한 점이 아쉽지만, 옛날 게임이니 참작해 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만, 보드게임으로서 변수가 너무 적어 실제 플레이하면 재미가 별로 없습니다.
결국 소지금과 체력이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재미없는 이벤트가 게임 플레이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보드게임 단 한 판만 끝내는 것도,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게임에는 직업도 있는데,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직장 이 세 편으로 구성됩니다.
어느 학교에 들어갈지는 룰렛으로 결정됩니다.
진학교 -> 국립대- > 의사가 되는 플레이어가 있는 반면,
고졸 -> 프리터의 테크를 타는 플레이어도 있습니다.

제가 해봤을 때는,
의사는 재산을 5000을 남기고, 13명의 여자와 사귀며 게임을 끝낸 반면,
프리터는 재산이 마이너스 2000에 여자들은 모두 떠난 채로 게임이 끝났습니다.

물론 가장 잘 된 케이스인 의사와 가장 망한 케이스인 프리터이기 때문에
이렇게 큰 차이가 벌어졌긴 하지만,
실제로 게임 시작할 때의 룰렛 한 번의 스노우볼을
게임 중에서 극복하기가 힘이 듭니다.
마지팍 편에서 의사가 되면, 여자 이벤트가 많아지는데,
돈이 너무나도 잘 벌려서 펑펑 쓰고 다녀도 돈이 부족하지가 않습니다.

사실 뭐 실제 인생도 그런 것같은 느낌도 들지만,
너무 극초반에 결과를 결정지어 버려서 게임이 재미가 떨어집니다.



총평하자면, 그래도 딱 처음 한 판은 괜찮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한 번 다 모아보겠다 하는 사람이라면,
두, 세판 정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드게임 자체는 몇 판씩이나 할 정도로 잘 만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화려한 인생2>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은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