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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26일 일요일

리뷰 : 동급생(3)(1992/12/17, 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리뷰는 셋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세 번째 편입니다.
 


동급생 PC-엔진판은 PC-엔진 게임 중에서도 상당히 공을 들인 티가 납니다.
PC-엔진의 스펙으로는 동급생의 모든 걸 담기 힘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래픽도 그다지 나빠지지 않았고, 음성도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고,
'여름색의 신데렐라'라는 오프닝곡과
'안녕, 여름 날'이라는 엔딩곡도 들어 있습니다.

콘솔 게임이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H씬은 짤렸습니다.
하지만, <드래곤나이트>시리즈에 비하면 상당히 많이 보여주는 편입니다.
성인 등급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진도가 나갑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입니다.



PC-98판에는 없는 추가 CG도 존재합니다.
특히, PC-98판 엔딩은 모두 H씬으로 끝나기 때문에
PC-엔진판에서는 옷을 입은 장면으로 수정하거나, 아예 새로 만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세가 새턴판입니다.
세가 새턴판은 기본적으로 PC-엔진판을 기반으로 만들었습니다.
달라진 점이 많지는 않지만 퀄리티는 크게 향상되었는데,
PC-엔진보다 세가 새턴의 사양이 훨씬 괜찮았기 때문입니다.



위의 CG가 PC-엔진판, 아래 CG가 세가 새턴판입니다.
두 기종의 그래픽 차이가 제대로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세가 새턴은 가정용 콘솔로서는 독특하게도 성인용 게임을 취급했습니다.
동급생 세가 새턴판의 경우도 H씬의 중요 부분은 짤렸습니다만,
PC-엔진판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까지 합니다.


PC-엔진판과 세가 새턴판의 또 다른 특징은 신 캐릭터의 등장입니다.



타카노 미도리입니다.
상당히 화려한 복장을 하고 있지만, 저 모습은 설정입니다.
사실은 학교에서 조용하고, 존재감 없는 캐릭터로
활발한 주인공을 동경하는 소녀입니다.
지갑 속에 주인공이 난동부리는 사진을 넣어두고 있죠.



호리 마스미입니다.
여경 캐릭터로 주인공과 아주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
아무에게나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다니는 주인공조차도
한 수 접고 들어갈 정도로 기가 센 여성이기도 합니다.



사쿠라기 쿄코입니다.
사쿠라기 마이의 여동생이죠.
친언니인 마이와는 동시공략이 당연 불가능합니다.

쿄코는 일부러 마이의 데이트와 비슷한 시간대에 
주인공과 데이트 약속을 잡습니다.
주인공이 마이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험한 것인데,
마이와의 데이트를 펑크내고 쿄코에게로 가면 쿄코가 당황하면서 도망갑니다.



동급생 Windows판입니다.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엘프는 PC-98시절의 명작들을
Windows용으로 옮기는 작업을 수행했고,
동급생 역시 그 작업의 일환이었습니다.



시스템에는 많은 수정을 가했습니다.
본래 동급생은 수면 시 세이브를 하는 시스템으로서
그것은 Windows판에서도 딱히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동급생2>나 <취작>처럼 일기장을 모아서 세이브 슬롯을 늘리는
시스템이 생겨났습니다.
또한, 8시간의 취침이 강제되었던 PC-98버전과 달리
1시간에서 8시간까지 취침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바뀌었습니다.

또한, 스크립트가 굉장히 많이 변했습니다.
대화의 맥락만 비슷하고 세부적인 대화 내용은 크게 변화했습니다.
선택지 역시 많이 변화했을 뿐만 아니라,
아예 선택지가 나오는 타이밍마저 달라진 경우도 있습니다.



이벤트나 CG 역시 추가되었습니다.



엔딩의 경우도 완전히 바뀌었는데,
H씬이 사라지고, 후일담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 부분을 비판하는 사람을 많이 봤는데,
저는 오히려 이쪽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PC-98판 엔딩은 순진한 캐릭터들의 파격적인 변화가 매력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엔딩이 너무 짧고, 내용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Windows판이 내용이 길고 더 여운이 있는 엔딩이라고 생각합니다.



엔딩곡이 흐를 때 나오는 장면도 
Windows판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달리, 저는 동급생 Windows판은
엘프사의 일부 리메이크들과 달리 잘 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작보다 Windows판이 낫다고는 할 수 없지만,
원작을 거의 그대로 갖다 붙였을 뿐인 다른 게임 리메이크들과 달리
리메이크만의 매력을 만든 것이 마음에 듭니다.

마지막으로, 동급생 오리지날판입니다.
DMM에서 2007년에 출시되었습니다.



동급생 Windows판에서 변화했던 스크립트와 엔딩을
PC-98판의 스크립트와 엔딩으로 바꾼 버전입니다.

맵은 Windows판의 맵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일기장을 모으는 방식은 사라지고 그냥 평범한 세이브 방식이 되었습니다.

이래저래 추가된 부분이 많았던 Windows판과 달리
오리지날판은 추가된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확인한 것에 한해서는 PC-98판에 비해 오리지날판은 
고작 CG 2개가 더 추가되었을 뿐입니다.
게다가, 그 추가된 두 CG는 Windows판에 있는 CG입니다.

다시말해, 새롭게 추가된 CG가 단 한 장도 없습니다.
PC-98판에 있다가 Windows판에서는 사라진 CG를 복구한 게 몇 장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음성도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한참 옛날에 나왔던 PC-엔진판에조차 음성이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날판은 그야말로 오리지날로 음성이 없습니다.

Windows판의 음성은 대사가 다르기 때문에 못 가져올 테고,
콘솔판의 음성은 뭐, 기술적인 문제도 있을 수 있고, 저작권적인 문제도 있고,
세월도 많이 변했으니까 가져올 수 없었겠지요.

그렇다고 2007년에 나온 미연시가 음성이 없다는 건 심하지 않습니까?
옛날에는 음성이 없는 미연시도 많았고,
일단 발매부터 하고 나중에서야 보이스 패치가 따로 나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국내 인터넷에 불법복제로 돌아다니던 모 게임같은 경우는
용량문제로 음성을 제거한 버전으로 돌아다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7년에는 이미 음성이 있는 미연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CG도 추가 안 되었고, 음성도 없습니다.
오리지날판이라는 그럴싸한 이름 하에 너무나도 성의가 부족했습니다.



동급생의 캐릭터를 이용한 마작 게임도 있습니다.
'마작 동급생'과 '마작 동급생 스페셜'이라고 합니다.



오락실 게임인데 코인을 뜯어내기 위함인지 난이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다섯 판만에 미사에게 국사무쌍을 쳐맞았습니다.

이 중에서 마작 동급생 스페셜은 세가 새턴으로 이식되기도 했습니다.
탈의마작으로 H씬은 없지만 
가정용 콘솔로서는 놀랍게도 상당히 은밀한 부위까지 그대로 보여줍니다.



플레이스테이션에도 동급생 마작이 있습니다.
오락실 및 세가 새턴의 마작 게임과 달리 건전한 게임입니다.

마작 게임만 나오면 제가 할 말은 정해져 있는데
차라리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시리즈를 하시길 바랍니다.

<작급생>은 동급생 캐릭터만 나오는 게임이 아닌 관계로
이번 리뷰에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총평하자면, 동급생은 엘프 사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90년대 초반 미연시의 상징입니다.

발매시기 대비 퀄리티는 압도적입니다.
지금 플레이해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2016년 6월 19일 일요일

리뷰 : 동급생(2)(1992/12/17, 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리뷰는 셋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두 번째 편입니다.


<동급생>의 주인공은 타쿠로우라는 고등학생입니다.
동네 전체에 변태와 말썽꾸러기로 이름이 난 유명인입니다.

학교에서 배경에 서 있는 엑스트라까지 타쿠로우를 잘 알고 있는 건 그렇다 쳐도
처음 만나는 마을여자조차도 '타쿠로우라면, 그 타쿠로우?'라고
바로 나올 정도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변태라는 소문은 과장됐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게임 플레이를 하는 시점인 여름방학 후반부에서
주인공이 벌이는 행각은 소문 그대로입니다.
어마어마한 페이스로 이 여자, 저 여자에게 집적댑니다.

근데, 게임 시작 직전에는 어떨까요?
게임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타쿠로우는 많은 여자들을 건드리고 다닌다는
소문은 이미 파다합니다.

하지만, 정작 게임 시점 이전에 타쿠로우와 깊은 인연이 있는 히로인은 단 하나도 없고,
마을을 그렇게 돌아다니는데도 과거의 여성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습니다.

또한, 여자를 많이 만나고 다닌다는 소문은 있는데
특정성이 있는 소문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내 친구가 어쩌고, 내 지인이 어쩌고'하는 소문은 전혀 없고
'불특정 다수를 주인공이 어쩌고'하는 소문만 있습니다.

주인공이 동네 전체에 방탕하다고 소문나기에 합당한 인물일까요?
게임 시점 이전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소문이 과장된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주인공의 본색이 드러나는 시점은 게임 플레이 시점 이후부터입니다.
애초에 주인공이 꽤 매력있는 캐릭터인지 엄청난 소문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캐릭터의 주인공에 대한 초기 호감도가 나쁘지 않습니다.

주인공의 말빨도 탁월한데
평소에는 헛소리와 변태적인 농담을 주로 하더라도
진지할 상담을 할 때는 의외로 적절한 조언을 하기도 합니다.

여자를 칭찬하거나 꼬시는 능력도 훌륭하기는 한데
코 앞만 생각하고 말하는 경향도 있어서 
뒷일 따윈 생각 안 하고 바로 앞에 있는 여자만 칭찬하고 봅니다.



사쿠라기 마이입니다.
포지션으로 보나 스토리로 보나 엘프 사에서 원 톱 메인 히로인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인기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다른 캐릭터에 비해 부족했습니다.

부잣집 아가씨로 엄격한 집안에서 쉴 틈도 없이 무언가를 배우러 다닙니다.
게임 시점의 마이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현재의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쉴 틈이 없는 생활이 전혀 이상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런 자유가 없는 생활에 다른 학생들이 자신을 어렵게 대하는 것까지 더 해져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자유로운 인생을 살고, 자신과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주인공에게 끌린다라는 게
전반적인 스토리입니다.



타나카 미사입니다.
상당히 인기 있는 캐릭터라서 PC엔진판 오프닝 첫화면이 미사의 CG이며,
동급생2에서도 등장해서 괜히 욕을 봤습니다.
저도 동급생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대표적인 특징은 포니테일과 츤데레입니다.
양 쪽 분야의 선구자 정도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입니다.



미사가 다쳤을 때, 주인공이 양호실까지 미사를 업어주는 장면은
동급생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미사의 절친한 친구인 스즈키 미호입니다.
동급생 게임 자체가 각 히로인들끼리의 연계가 약한 게임이지만
미사와 미호는 그나마 절친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미호가 어떤 사건 때문에 충격을 받자 미사가 주인공에게 화내는 장면도 있고
나츠코와 데이트 중 우연히 미사와 미호를 수영장에서 만나는 이벤트도 있습니다.

주인공에 대한 초반 호감도가 상당합니다.
초반에는 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만나기 쉽고
중반 쯤에 같이 영화관을 갑니다.
후반부에는 주인공에게 러브레터를 주고 
주인공이 대답하려고 하면 계속 도망갑니다.

아저씨가 좋아할 만한 로리 타입의 소녀라는데 
옛날부터 지금까지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캐릭터입니다.



쿠로카와 사토미입니다.
찻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과 티격태격하는 친구 관계라 
그다지 관계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라이벌인 겐지와 사귀다 차이게 된 사건을 계기로
관계에 변화가 생깁니다.



니시나 쿠루미입니다.
주인공의 친구인 카즈야의 애인입니다.
카즈야를 좋아하지만 아버지에게 배운 높은 정조관념으로 무장하여
카즈야는 스킨십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카즈야 때문에, 결국 둘은 헤어지게 됩니다.

이별의 충격 때문에 심경의 변화를 겪게 된 쿠루미가 어찌어찌 
주인공과 연결된다는 스토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캐릭터도, 스토리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얘기로 쿠루미가 가장 좋다는 사람도 봤고,
인기가 있는 건지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2>에 등장도 했습니다.



세리자와 요시코입니다.
주인공의 담임 선생님입니다.
교무실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지만, 가장 호감도가 안 오르는 캐릭터입니다.

학생들이 찻집에 다니거나, 번화가만 돌아다니는 것도 조심하는 엄격한 교사이지만
직업정신은 투철해서, 주인공이 상담시 진지하지 못한 태도를 보여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주인공에게 조언을 합니다.

학교 근처에서 주인공이 치한의 습격을 받는 것을 구해주는 이벤트 이후에는
주인공을 좋아하게 되고 어느 정도 유연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이토 마코입니다.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의 양호선생님입니다.

보건실에 다니면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상담도 받아주고 주인공에게 유익한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비중있는 캐릭터인데도 스토리 상 관계 진전은 거의 없고,
H씬은 비중없는 캐릭터인 레이코나 야요이만큼이나 뜬금없습니다.



마코의 여동생, 사이토 아코입니다.
약국 점원으로 약국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워낙 미인인 누나에게 열등감을 품고 있지만
제가 아는 한에서 아코는 마코보다 훨씬 인기가 높았습니다.
동급생 히로인들 중에서도 손에 꼽는 수준의 인기입니다.

나이에 비해 어린이처럼 순수한 면이 많습니다.
주인공이 놀이터에서 기습키스를 하자 큰 충격을 받고 도망칩니다.



여대생인 마사키 나츠코입니다.
부티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카즈야가 나츠코를 우연히 만난 이후,
쿠루미와 헤어지고 나츠코와 사귀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만
나츠코는 카즈야에게 전혀 마음이 없습니다.
오히려 카즈야가 쿠루미와 잘 되길 바라고, 자신과는 그냥 친구로 남길 바랍니다.



나루세 카오리입니다.
캬바쿠라 캣츠아이에서 물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캣츠아이에서 돈을 날린 후,
이런 저런 이벤트를 거쳐 또 다시 캣츠아이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캣츠아이의 대우에 불만을 갖고 주인공과 술을 엄청 퍼마십니다.
그리고 2차로 불고기 집에 가서 또 술을 퍼마십니다.
인사불성이 된 카오리를 어떤 남자가 데려가려고 하자
주인공은 그 남자와 주먹다집을 벌여 막고
카오리를 집까지 무사히 데려다 줍니다.



사쿠마 치하루입니다.
동급생 도스판을 해 보신 분이라면 동급생의 실행파일이 NANPA.BAT이라는 걸 알고 있을 겁니다.
동급생 윈도우판의 폴더명 역시 NANPA입니다.
난파는 우리나라 말로 헌팅이라는 뜻입니다.

이 치하루와의 만남이 바로 헌팅의 정석입니다.
역 앞에서 그냥 지나가던 치하루를 주인공이 말을 걸었고,
그대로 찻집에 갔고, 약속을 한 후 영화관에서 만나고 하는 식으로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비중은 많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특이한 점은 역시 옛날에 물장사를 했던 경험이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이라면 상상도 못할 설정입니다.
애초에 그런 컨셉으로 만든 캐릭터인 카오리와 달리
치하루는 가정적이고 정숙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장사라는 과거가 치하루의 스토리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치하루의 캐릭터가 과거에 이런 저런 경험을 쌓았고
그런 과거를 쿨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것 뿐입니다.

만일, 지금 나오는 미연시에서 캐릭터에게 저런 설정을 부여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하급생2>의 CD가 부숴진 것만큼의 반발이 있을 것입니다.

저 시기의 엘프 사는 그런 설정을 상당히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고
당시에는 큰 불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시대가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타마치 히로미입니다.
회사원이지만 동안이라서 그런 느낌이 별로 들지 않습니다.

오타쿠인 애인을 두고 있으며, 주인공과 그 애인에 대한 상담을 합니다.
주인공은 상담하다가 그 애인에게 원한을 사기도 합니다.



쿠사나기 야요이입니다.
주인공과 길거리에서 자주 부딪히다가
병원에서 만납니다.

비중은 가장 적습니다.
그냥 엘프 사에서 게임에 간호사 하나 넣고 싶어서 넣었을 뿐인 캐릭터입니다.



주인공의 옆집 사람, 신교지 레이코입니다.
유부녀입니다.

짐을 들고 가는 걸 도와주면 어찌어찌 하다가 H씬으로 돌입합니다.
다시는 오지 말라고 하는데 몇 번이고 찾아가서 H씬을 보는 게 가능합니다.

비중은 야요이와 마찬가지로 거의 없습니다.


뭐, 기타 남자 캐릭터로
친구 사카가미 카즈야, 아이하라 켄지, 하자마 타로가 있습니다.

카즈야는 주인공의 친구로 쿠루미와 나츠코 사이에서 고민하는 캐릭터입니다.
보통 게임의 경우, 주인공이 말썽꾸러기이기는 하지만 의리는 많아서
친구의 연애를 도와줘야 하는데,
동급생의 주인공은 그런 게 없습니다.

그래도 카즈야는 양다리를 걸칠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쿠루미와 헤어지고, 나츠코와 사귀고 싶어 합니다.


켄지의 경우는 재수없는 부잣집 도련님입니다.
주인공과 함께 마이를 사랑하는 라이벌이면서
주인공처럼 이 여자, 저여자를 만나고 다닙니다.

주인공과 만나기만 하면 말다툼을 벌입니다.
주인공이 자살할 거냐고 묻자 켄지는
'나는 친구는 없지만, 돈은 있다!!'고 반론하는데 약간 불쌍하기도 합니다.


하자마 타로는 주인공이 그냥 마타로라고 부르는 공부벌레입니다.
평소 헛소리만 하고 다니는데, 뜬금없이 미호를 좋아합니다.
미사와 미호는 동시공략이 불가능한데 미사를 공략하고 미호를 공략하지 않으면
이 녀석이 주인공이 가는 곳마다 나타나서 '내가 이겼다' 이런 소리를 하고 다닙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미호랑 사귀기로 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별로 대단치도 않은 녀석이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여주니 짜증이 납니다.
나는 그냥 미사를 공략하기 위해 미호를 포기한 것 뿐인데 니가 이기긴 뭘 이기냐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다음 리뷰에서는, 도스판 이외의 다른 동급생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2016년 6월 12일 일요일

리뷰 : 동급생(1)(1992/12/17, 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동급생>은 엘프 사의 게임 중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은 게임입니다.
뿐만 아니라 90년대 초,중반의 도스 미연시 중에서도 독보적인 인지도를 자랑합니다.

요즘 세대는 당연히 고전 에로게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하지만 동급생이라는 제목 정도는 많이 들어본 것 같습니다.

<하급생>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하급생이 아니라 동급생이 아니냐'고 물어보며
동급생과 하급생이 따로 있는 것을 잘 모르는 경우도 봤고,
<하급생> CG를 두고 동급생 CG라고 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하급생뿐만 아니라 그냥 도스 시절 도트 그래픽에서 교복을 입은 여자가 나오면
동급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고전게임을 잘 모르는 세대에서까지 동급생의 위상은 이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미연시에 대해 소개하는 글을 보아도
동급생부터 시작하는 글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만일 천 년 후에 우리나라에 미연시라는 것이 아직 있고,
미연시에 대한 역사책이 쓰여진다면
첫 페이지에는 동급생이 있을 것입니다.

일본 에로게 역사책을 쓴다고 해도 첫 페이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동급생을 빼먹을 수 없는 것은 세계사 책에서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뺄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엘프 사의 게임으로서 훌륭한 그래픽은 당연히 깔고 들어갑니다.
그래픽 외에도 스토리나 캐릭터 측면에서도 시대를 앞선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 플레이해도 '이 시절에...'하면서 깜작 놀라는 부분이 많습니다.

미래를 예측했다기 보다는
미래에 뭘 좋아할지 몰라서 있는 대로 다 넣어봤다 하는 느낌입니다.

다양한 캐릭터와 질리지 않는 전개 방식이 동급생 최고의 장점입니다.



게임 진행 방식은 우선 탑뷰 RPG 방식으로
이 장소, 저 장소를 탐색하면서 시작합니다.

처음 플레이를 시작한 사람은 돌아다녀 보아도 여자 캐릭터를 만나기가 힘들어서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캐릭터 공략이 비교적 널럴하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역시 시간 약속입니다.
요즘 미연시에서는 번잡스러워서 전혀 쓰이지 않는 방식입니다만
여자 캐릭터와 몇 날 몇 시에 어디서 만나자고 약속하고 만나는 것은 꽤 재미있습니다.

약속을 깜박 잊어버리거나 갑자기 다른 이벤트와 엮이는 바람에
약속 장소에 늦어버리거나
아예 작정하고 약속을 펑크내 버리는 재미도 있습니다.


마을에는 점쟁이나 퀴즈 형제, 그 외 숨은 조언자가 힌트나 돈을 주기도 합니다.
퀴즈 형제의 힌트를 받으면 서비스 씬도 볼 수 있습니다.

특정 캐릭터의 집도 있는데 방문해 봐야 시간 낭비 입니다.
마이가 외출금지를 당했다든가, 미호가 충격을 받고 집에 틀어박혔다든가 하는
유용한 정보를 줄 때도 있지만 보통은 쓸모가 없습니다.

미사의 어머니는 미사가 부상당했는데도 '우리 딸은 연습하러 갔어'라고 말하고,
쿠루미의 아버지 같은 경우는 딸이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내 딸은 내가 지킨다'하면서 자랑스러워 합니다.

사토미의 어머니는 그 중에서도 가장 자식에게 관심이 없는데
무슨 경우에도 '사토미는 목욕 중이야'라고 합니다.
사토미가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걸 방금 보고 왔는데도 똑같은 소리를 하며,
심지어 사토미가 '나 지금 공원인데, 기다릴게'라고 하는 전화를 받고
바로 사토미 집으로 가도 지금 목욕 중이랍니다.



RPG방식으로 특정 장소에 들르면
<ELLE>과 같은 클릭형 어드벤처 방식으로 전환됩니다.

레이코와 만나기 위해 창 밖을 보는 경우 이외에는 딱히 공략에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소한 텍스트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에
재미있는 개그도 많이 있어 클릭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주인공의 방에서 침대를 클릭하면 정확히 8시간 취침을 하게 됩니다.
또한 취침은 강제 세이브이기도 합니다.



여자 캐릭터와 대화를 하다 보면 선택지가 뜹니다.
호감도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지만,
예측을 벗어나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습니다.

정답 외에는 누가 봐도 여자가 싫어할 만한 소리이거나,
엘프식 저속한 개그입니다.

가끔 선택에 따라 주인공의 말빨이 상당한 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주인공 한 번 죽어봐라하고 이상한 대답을 선택해도
주인공이 좋은 말로 바꿔 버립니다.


중복 공략이 불가능한 경우를 제외하면 최대 11명의 캐릭터까지 공략이 가능합니다.
후속 게임들과 달리 캐릭터를 만나는 일이 랜덤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계획만 짜 놓으면 캐릭터 11명을 공략하고서도 시간이 남습니다.
또한, 돈도 일부러 다 써버리려고 하지 않는 이상, 모자라는 경우가 없습니다.

난이도는 <동급생2>, <하급생>, <하급생2>보다는 쉬운 편입니다.

그 외, 각 캐릭터에 관한 설명은 다음 리뷰에서 마저 하도록 하겠습니다.

2016년 6월 5일 일요일

리뷰 : METAL EYE2(1994/8/31, 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인지도라고는 없는 <METAL EYE2>입니다.
인지도가 없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제가 아는 한, 이 게임을 칭찬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저번 리뷰에서 <METAL EYE>는 발매일이 <동급생>과 <워즈 워스>라는
명작 사이에 끼어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METAL EYE2>는 어떨까요?

무려 <드래곤나이트4>와 <동급생2> 사이에 끼어있습니다.
죽음의 조입니다. 당시의 어떤 게임도 저 사이에 끼어서 빛이 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시야를 조금더 넓혀보면,
<드래곤나이트4> - <METAL EYE2> - <동급생2> - <유작> -
<하급생> - <이 세계의 끝에서 사랑을 노래한 소녀 YU-NO> 순으로
발매되었습니다.
<METAL EYE2>만 제외하면 PC-98의 올스타급 라인업입니다.

저 사이에 끼어 있다면, 웬만하면 인지도가 없을 수가 없는데
<METAL EYE2>는 왜 이렇게 인지도가 없는 걸까요?
<METAL EYE2>는 대체 어떤 게임일까요?



타이틀 화면에서 설명된 <METAL EYE2>는
필드-3D 시스템 뉴 타입 메카메카 롤플레잉 게임이라고 합니다.
뭔가 좋은 말은 다 갖다 붙인 느낌입니다.
필드 RPG이며, SF물이라는 것만 아시면 됩니다.

필드 그래픽은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무엇보다 전작에 비해 SF느낌을 살린 배경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프레임 전투 시스템입니다.
HP 아래의 7개의 원이 프레임입니다.

엘프사 RPG들은 거의 대부분 난이도 조절을 실패했습니다.
초반은 지나치게 어려워서 플레이하기도 힘들고
그 시기만 넘어가면 너무 쉬워져서 재미가 없습니다.

<METAL EYE2>는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심각하게 어렵습니다. 쉬워지는 순간은 거의 없습니다.


이 게임이 다른 엘프사 RPG와 달리 난이도가 높아진 이유는
첫째로 레벨 노가다를 막은 것입니다.

엘프사의 RPG는 대부분 레벨이 깡패입니다.
레벨만 어느 정도 되면 무기도 방어구도 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레벨로 인한 능력치 상승이 커서 마음 먹고 레벨 노가다만 하면 게임은 상당히 쉽습니다.

<METAL EYE2>는 주인공 파티의 레벨이 오를 때마다,
같은 몬스터가 주는 경험치가 줄어듭니다.
다른 게임들의 난이도를 하락시킨 주범인 레벨 노가다를 막은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너무 극단적이고 철저하게 막아놓았습니다.
아직 충분히 위협적이고, 조금만 실수해도 게임 오버를 당할 만큼 강력한 몬스터임에도 불구하고
경험치를 1밖에 주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레벨 노가다를 막아 놓은 정도가 아니라, 필요한 레벨 상승 자체를 거의 막아 놓았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파티원 중 하나인 노블은 레벨업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노블은 초반부터 레벨이 상당해서 도움이 됩니다만
후반까지 그 레벨 그대로입니다.
방어력은 장비를 사서 맞춰 주면 어느 정도 올릴 수 있지만
HP가 오르지 않다보니 후반부에는 너무 쉽게 죽습니다.

문제점은 <METAL EYE2>는 파티원 중 한 명만 죽어도 게임오버가 된다는 점입니다.



가장 고생했던 구간입니다. 닌자 몬스터가 넷 나옵니다.
닌자는 스피드가 빨라서 그런지 무조건 선빵을 때리고
무조건 전체공격을 해옵니다.

한 닌자당 데미지를 100 정도씩 주니,
시작하자마자 파티원 모두가 총 400 정도의 데미지를 받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노블의 HP는 600도 되지 않습니다.

전투를 시작하자마자 게임오버 위기가 되는 것입니다.
근데 말씀드렸다시피, 노블은 레벨이 오르지 않기 때문에
레벨을 올려서 대항할 수가 없습니다.
장비도 좋은 걸 맞춰 주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레벨도 못 올리고, 장비도 개선시킬 수 없습니다.
답은 '회복 아이템'입니다.
전투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캐릭터 하나를 지정해서 쉬지 않고 회복아이템만 사용해야 합니다.

저 닌자 넷 뿐만 아니라, 통상 필드 몬스터 상당수와 중간보스, 최종보스가
모두 전체 공격을 사용합니다.
다른 캐릭터들의 HP가 1000이든 2000이든 간에
600인 캐릭터가 죽으면 게임이 끝납니다.
레벨 노가다 아무리 해봐야 전혀 소용이 없습니다.
회복 아이템을 어떻게 잘 사용하는가가 이 게임을 잘하는 유일한 비법입니다.


회복 아이템을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캐릭터를 따로 지정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누굴 지정해야 하느냐? 무조건 아이리아입니다.

아이리아는 무기를 장비할 수가 없습니다.
대신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핀킥, 파워 엘보, 충격파, 니들헤어, 서머솔트, 히트숏, 쇼크크로, 펀치, 킥 등
기술은 참 많습니다.
몬스터에 따라 잘 먹히는 기술도 있고 안 먹히는 기술도 있는 듯한데,
잘 모르겠습니다. 거의 안 써봤습니다.

너무나 기술이 많아서 몬스터에게 잘 먹히는 기술이 뭔지 찾기도 전에 전투가 끝납니다.
잘 먹히지 않는 기술을 사용하면 데미지가 1정도밖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중간 보스 등 조금이라도 강한 적과 싸울 때는
저 기술 전부가 먹히지도 않습니다.
아이리아는 쓰기도 힘든데, 잘 써도 약합니다.
그냥 아이템이나 사용하게 하는 편이 편합니다.


전투는 이렇게 힘들고 게임 오버 되기도 쉬운 데
필드에서는 적이 너무 자주 나타납니다.
회복 아이템이 만능인 것처럼 얘기했지만, 소지할 수 있는 건 종류별로 9개씩 뿐입니다.
회복 아이템이 구매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맵이 복잡하지 않다는 점에서 <천신란마>보다는 힘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천신란마>에 비해 <METAL EYE2>는 게임 오버를 자주 당하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욕망이 끊임없이 샘솟습니다.


참고로, 엘프사의 게임은 정말 옛날 게임을 제외하면
왼쪽 컨트롤키가 대사 스킵, 쉬프트키가 화면 효과 스킵입니다.
<METAL EYE2>에서는 특히 알아둘 필요가 있는 기능입니다.

전투 효과가 쓸데없이 플레이어를 귀찮게 합니다.
적 몬스터 하나가 아군 파티원 넷에게 전체 공격을 한다면
한 명, 한 명씩 순서대로 다 때리는 효과를 보여줍니다.
전투 효과 하나 당 대사는 두 번 나옵니다.

그러니까 적 몬스터 하나가 아군 파티원 넷에게 전체공격을 한다면,
전투 효과 네 번보면서 여덟 번 클릭을 해야합니다.
아까 닌자 넷처럼 전체 공격을 하는 적이 넷이 나온다면
전투 효과는 열 여섯 번, 클릭은 서른 두번입니다.

무조건 스킵하세요. 전투효과를 일일히 다 보면 절대 멘탈이 버틸 수가 없습니다.



<METAL EYE2>는 전작의 주인공인 핀딜의 아버지, 위르그의 이야기입니다.

전작에서 아버지의 친구로 핀딜을 도와주던 겟사와 랜드하트가 나옵니다만
겟사와 랜드하트는 전혀 비중이 없고
겟사는 최종보스전 직전, 랜드하트는 후일담에나 등장합니다.
셋은 본래 안드로이드 개발 계획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그 계획에 의문을 느끼게 되고, 정부기관에 쫓기는 신세에 놓이게 됩니다.



쓰러져 있던 위르그를 구해주면서 인연을 맺게 된, 히로인 마리아입니다.
주인공과 같이 있고 싶다며 주인공의 모험을 쫓아오는데,
또 최종보스전 직전에는 주인공에게 방해가 되기 싫다며 모험을 포기합니다.
캐릭터가 평범하고, 여러 모로 매력이 없습니다.



게임 중간에 주인공에게 '전설의 검'이라는 거창한 무기를 갖다 줍니다.
절대 저 무기를 써서는 안 됩니다.
무기를 사용한 후 대기 프레임이 너무 길기 때문에 한 번 사용하면
그 전투 내내 가만히 있어야 합니다.



안드로이드인 노블과 아이리아입니다.
노블은 스토리 상으로는 괜찮은 조역 캐릭터이지만
레벨업을 안 하기 때문에 전투에서는 속을 썩히는 녀석입니다.

아이리아는 안드로이드 주제에 주인공을 좋아하며 질투가 많습니다.
캐릭터 자체는 괜찮은데, 전작하고 연결시켜서 생각하면
설정이 약간 꼬입니다.


스토리는 전작의 떡밥을 회수한다거나 그런 거 없습니다.
전작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허술합니다.

전작에서 중요한 인물인 것 같았던 겟사, 랜드하트는 어디서 뭘 하는지 알 수도 없고,
페이 메이는 등장은 하지만 그럴싸한 계기도 없이 어느 순간 변심해 버립니다.



전작에서 별 비중 없이 허세만 부리던 악당 간부 네일은
2편에서도 등장하여, 초반에는 비중이 있어 보였지만 애매한 결말을 지어 버립니다.
시간상 뒤에 일어난 일인 1편 시점까지 네일은 살아있어야 하니까요.


최종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암네이드가 최종보스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암네이드도 1편 시점까지 살아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최종보스는 고작 '기분 나쁜 벽장식'입니다.
뭔가 대단한 괴물이라든가, 암네이드가 만든 최종 병기라든가 하는 설정도 없습니다.

그냥 주인공 일행이 탈출하려고 할 때 갑자기 움직이며 앞을 막아서고,
이 걸 쓰러뜨리면 엔딩이 나옵니다.


전반적인 스토리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1편과의 연결을 의식한 건지 억지스러운 부분도 보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1편과 내용상 충돌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총평하자면, 최전성기의 엘프 게임이 맞는지가 의심스러운 수준의 게임입니다.

높은 난이도의 RPG에 들이는 노력을 고려하면, 스토리의 보답은 형편없고
만들어진 시기를 고려하면, 엘프 사의 PC-98 게임 중 최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하지 않으시길 권장합니다.
만일 플레이하더라도 금방 포기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