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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31일 일요일

리뷰 : 투명인간 나타나다 나타나다(1993/6/4, RED-ZONE)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투명인간 나타나다 나타나다>입니다.
제목은 일본의 유명 고전영화 패러디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투명인간을 소재로 한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대부분의 경우, 별 전후내용없는 엿보기 & 덮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포인트 클릭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옆에 있는 <보다>, <말하다> 등등의 커맨드를 선택한 후,
화면의 특정 지점을 클릭하며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가끔 추적하는 학생과의 전투장면도 있습니다.
<보다>, <만지다> 등의 커맨드로 상대를 쫓아내야 합니다.



그 외에는 투명인간이 되다 말다를 반복하며,
학교를 돌아다니며 여러 이벤트를 거치는 게임입니다.
투명인간이라는 소재는 독특하지만
내용 전개는 당시 어드벤처 게임의 정석같은 스토리라
나름 재밌다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이 진짜로 놀라운 점은 바로 3D게임이라는 점입니다.
당시의 3D 기술이 놀라운 게 아니라,
그 기술을 이런 게임에 적용할 생각을 했다는 게 놀랍습니다.



투명인간이 되었을 때, 일부 CG에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적청 3D 장면이 있습니다.



그 유명한 두근두근 와작와작의 짤에도 나오는 저 안경을
실제로 끼고 플레이합니다.

독특한 시도인 것은 인정하지만, 불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왜 굳이 2D 게임 CG를 3D로 봐야하는 지 의문입니다.



총평하자면, 지극히 평범한 이 게임에 남는 거라고는 3D뿐입니다.
저는 시기상조였던 황당한 시스템이라고 평가하지만,
어쨌든 이 독특한 시도에 의의를 둘 수는 있는 게임입니다.

플레이는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2017년 12월 24일 일요일

리뷰 : 이름 시리즈(RED-ZONE)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레드존은 페어리테일 사의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페어리테일 사가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듯이
레드존 역시 지금까지 살아있습니다.

사실 페어리테일 사보다 더 활발합니다.
바로 엊그제도 게임을 하나 발매했죠.
개인적으로는 이젠 모든 관심이 떨어진 페어리테일 사보다는
레드존이 그나마 조금 더 마음에 듭니다.

현재 페어리테일 사에서 무엇을 발매하든
그 게임은 저에게는 아무런 의미없이
아직도 페어리테일 사가 망하지 않았다는 생존신고신호에 불과합니다.
다만, 레드존은 이번엔 대체 무슨 게임일까하고 관심을 조금이라도 두는 정도죠.
대부분은 취향에 안 맞아서 플레이하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90년대의 레드존은,
페어리테일 사가 '사오리 사건' 이후로 에로적인 부분을 뒤로 밀어버리고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던 시기에,
대놓고 에로에 몰빵한 게임을 만드는 브랜드였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이름 시리즈'는 레드존의 정체성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시리즈입니다.


이름 시리즈라고 하면
1993년 1월 22일, <아키코>
1993년 7월 9일, <나오미 ~미소녀들의 관~>
1993년 11월 18일, <치에미>
1994년 1월 28일, <미호>
1994년 8월 26일, <사야카 ~의붓어머니~>
1994년 12월 23일, <아키코GOLD>
1995년 10월 6일, <마나미 ~사랑과 교환의 나날~>
1996년 2월 23일, <카나코>
1996년 9월 25일, <여의사 미나코>
1997년 6월 27일, <아키코 HARD>
를 들 수 있습니다.

사실 이 게임들은 한 리뷰에 도매급으로 땡처리될 정도로
인기가 없었던 게임은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리뷰하는 이유는
제 리뷰 계획이 생각보다 너무 늦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H씬에 치중한 저 게임 하나하나에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키코>는 여선생이 새로운 학교에 부임해서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만나는 사람마다 H씬을 벌이며
엄청나게 구르는 스토리입니다.

이 주인공이 스튜디어스라면 <치에미>가 되고,
간호사라면 <미호>가 되는 거죠.
세세한 스토리야 당연히 다르지만 결국은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예외적으로는 <나오미 ~미소녀들의 관~>이 있습니다.
<사오리 ~미소녀들의 관~>과 비슷한 제목 구성인데,
그 게임만큼 하드한 H씬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멀티엔딩 중의 몇 개는 충격적인 장면이 있죠.



그 외의 장점으로는 출중한 그래픽과
다양한 주인공들의 직업 및 상황이 있습니다.



총평하자면, 이 게임들은 발매된 지 이제 20년이 지난 게임들입니다.
그 후로 무수한 누키게임들이 나왔고, 지금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름 시리즈가 지금은 잘 다루지 않는 희소성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각각 게임들과 비슷한 게임들이 약간이나마 존재합니다.
꼭 이 시리즈를 해야 할 이유는 없죠.

누키게임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좀 더 최근에 나온 게임을 권장합니다.

2017년 12월 17일 일요일

리뷰 : 사오리 -미소녀들의 관-(1991/10/18, 페어리테일 X지정)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오리 -미소녀들의 관->은 고전 에로게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게임입니다.
사오리 사건이라는 전설적인 사건을 일으킨 게임이죠.

사오리 사건의 발단은 간단합니다.
일본의 한 중학생이 이 게임을 훔쳤을 뿐입니다.
문제는 이 사건이 성인 게임의 유해성 논의까지 확장되어,
페어리테일과 페어리테일의 모회사였던 회사를 압수수색에
사장 체포라는 단계까지 진행되었다는 점입니다.

게임의 유해성에 대한 논의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언론에서 무슨 일만 터지면 게임탓으로 몰아가고,
그 단계를 넘어선 억지주장도 간간히 나옵니다.
일례로, 인터넷에서 많은 비웃음을 샀던
게임 도중 피씨방 전원을 내려 게임의 폭력성을 실험했던 뉴스가 있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사오리 사건은 그 뉴스보다 더 억울한 케이스입니다.
게임의 폭력성을 실험한 뉴스의 경우는,
그 실험 방법도 납득할 수 없었고, 결론도 개인적으로 동의하기 힘들었지만,
어쨌든 '폭력적인 게임을 하니, 게이머들이 폭력적으로 된다.'는
인과관계는 성립합니다.
그 내용에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문장 자체에는 오류가 없죠.


반면에 사오리 사건을 보세요.
'성인 게임 때문에, 중학생이 게임을 훔쳤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게임하려고 훔친 거잖아요. 아직 게임 안 했습니다.
게임도 안 했는데 어떻게 게임의 악영향을 받을 수가 있는 거죠?

물론, 당시 언론에서도 이런 억지스러운 논리를 주장한 건 아닙니다.
사회에 퍼져 있던 유해만화, 유해게임에 대한 규제 논리가
억지로 꼬투리 하나 잡았던 것뿐이죠.
근데 왜 하필 절도 피해자가 꼬투리를 잡혀야 되냐 하는 거죠.
당시 상황에서 규제가 꼭 필요했다 하더라도,
경찰 신세까지 진 회사와 사장은, 그리고 판매 금지된 몇몇 게임들은
정말 뜬금없이 뺨 한 대 맞은 셈입니다.

게다가 이 사건 이후, 일본 게임업계가 건전하게 됐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소프트 윤리기구도 설립되고,
많은 게임 회사들이 에로 이외의 다양한 장르로 방향전환을 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변태적이고, 퇴폐적이고, 미친 게임들도 잘만 나옵니다.

에로게를 하다 보면, 가끔 얘네들이 윤리라는 게 있나 싶을 정도로 미친 게임들이
아직도 나오고 있어요. 심의를 받았더라도요.
나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잘만 우회해서 규제를 피해 게임을 내고 있습니다.

사오리 -미소녀들의 관-은 시대를 고려하면, 꽤나 하드한 편이기는 했지만
에로게를 대표하여 규제를 받을 만한 게임이었다고는 생각이 안됩니다.
그 후에도 얼마든지 더 하드한 게임이 나오고 있으니까요.
제가 보기에는 억울하게 꼬투리 잡힌 게임일 뿐입니다.

뭐, 사오리 사건 이전에는 일본 게임 소프트의 등급제 같은 것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청소년들도 성인 게임을 구입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컴퓨터 게임판이 점점 커지고 있었기 때문에, 법적인 규제도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규제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꼭 이런 과정을 거쳤어야 했을지 의문입니다.



사실 게임 자체에는 별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별 내용없이 너무나도 H씬 자체에 치중한 게임이기 때문이죠.
CG도 블로그에 올릴만한 CG는 단 두 장정도 있을 뿐입니다.

게임 이야기보다는 다른 이야기를 더 많이 했지만,
어쨌든 총평하자면, 방금 전에도 말했다시피 조금 하드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당시로서는 하드한 게임이라는 수준입니다.

사오리 사건의 명성때문에 이 게임이 정말 최고로 하드코어한 게임일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나,
규제가 없던 시절에는 대체 어떤 고삐 풀린 게임이 나왔을까하는 생각으로 게임하시는 분들은
틀림없이 실망하실 겁니다.

2017년 12월 10일 일요일

리뷰 : 교내사생(1991/7/27, 페어리테일 X지정)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교내사생>은 일본 성인만화 작가인 유진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게임입니다.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만든 게임인 <우로츠키동자>의 경우와 유사하며,
역시 게임 내용에 비해 국내 인지도가 높은 편입니다.



총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편은 그 안에서도 여러 개의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2편과 3편은 미소녀 가면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입니다.
조사한 바로는 미소녀 가면은 원작 만화에는 나오지 않은 오리지날이며,
원작의 스토리가 부분부분 삽입되어 있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우로츠키동자>를 리뷰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리뷰에서도 난점이 있는데 제가 원작 만화를 본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원작 만화가 얼마나 반영이 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픽은 비교적 훌륭한 편입니다.
다만, 게임성이나 스토리 측면에서 굳이 이걸 만화가 아니라
게임으로 할 이유가 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보이스는 당연히 안 들어가 있고,
BGM은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이게 만화보다 게임을 해야할 이유가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게임진행 방식은 단순한 명령선택식 어드벤처입니다.
만화와 비교한다면 좀 더 세밀한 텍스트 묘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고,
만화보다 진행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심도있는 스토리가 있는 게임이었다면 모를까,
가볍고 야시시한 스토리에서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1편의 경우는 원작의 에피소드를 비슷하게 따왔다고 하는데,
그럼 저는 차라리 만화를 보겠습니다.
오리지날 스토리에 원작이 어느정도 가미된 2편, 3편 쪽이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 게임이죠.



총평하자면, 뭐 어차피 저는 원작을 보지도 못한 사람이고,
1편이나 2,3편이나 저에겐 모두 새로운 스토리였습니다.
제게 있어서는 만화에 비해 편하냐, 재밌냐의 문제보다
게임 그 자체가 재밌냐의 문제였죠.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스토리 자체는 그다지 대단치 않은 스토리였습니다.
원작 만화의 팬이라면 원작을 떠올리며, 재밌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르겠군요.

2017년 12월 6일 수요일

리뷰 : 드래곤시티 X지정(1991/1/1, 페어리테일 X지정)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X지정이라 함은 과거 미국 영상물 등급 제도의 X등급을 뜻합니다.
당시 일본에는 딱히 소프트웨어 등급을 매기는 기관이 없었습니다.

<투하트2 X-rated>의 경우처럼 일반 게임이 있는 상태에서
성인 게임을 새로 발매하는 경우, 이렇게 X지정이라는 단어를 붙이기도 합니다.
다만, <드래곤시티 X지정>의 경우는 일반용 게임이 있지도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성인게임이었죠.
X지정이라는 단어를 굳이 붙인 이유는,
이 게임은 미국에서 X지정을 받을 정도로 성인 게임이다라는 걸
홍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게임이 특별히 X지정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다른 게임에 비해 야하다거나 자극적인 건 아닙니다.
제 생각에는 페어리테일의 초기 작품인 <핫MILK>쪽이 더 자극적인 것 같아요.



내용은 그냥 평범한 인간이 이세계로 떠나 그 세계를 구하기 위해
H한 일을 한다는 단순한 내용입니다.
게임 내내 별 사건은 없고 H씬으로 꽉꽉 채워져 있죠.


사실 이 게임은 별 내용이 없는 것에 반해서, 인지도가 조금 있는 편입니다.
사오리 사건으로 봉인된 작품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사오리 사건은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정말 억울한 사건입니다.
하지만 드래곤 시티 X지정이 훨씬 더 억울하죠.
어찌됐든 <사오리 ~미소녀들의 관~>은 사건의 당사자였습니다.
그리고 사오리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인지도도 많이 쌓았습니다.
잃은 것이 많았지만, 얻은 것도 조금은 있었죠.

반면에 드래곤 시티 X지정은 어떻습니까?
아는 사람은 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오리 사건에 꼽사리 껴서
이 게임이 리콜된 지도 모릅니다.
동시기의 게임들을 살펴봐도, 이 게임이 가장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만한 게임인지도 의문이고요.
제가 보기엔 별다른 이유도 이득도 없이
스플래쉬 대미지를 처맞은 게임입니다.



뭐, 사실대로 말하면 요즘은 사오리 사건, 그 자체도 사람들이 잘 모릅니다.
그만큼 시대가 많이 지났죠.

총평하자면, 그다지 대단한 내용을 담고 있지도 않은 게임입니다.
사오리 사건으로 인해 인지도를 얻었으니 오히려 행운이었다는 사람도 있지만
이건 마치 역적 누명으로 죽은 사람에게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고
행운이었다고 하는 격이죠.

2017년 11월 26일 일요일

리뷰 : 루트 246 살인안내(1991/?/?,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루트 246 살인안내>입니다.
'화왕 리얼 소프트팩'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으로,
엘프사의 <CURSE OF CASTLE> 게임을 리뷰하면서
'화왕 리얼 소프트팩' 및 이 게임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CURSE OF CASTLE 리뷰



기본적으로는 당시 많은 게임이 써먹던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에로게가 아닌 추리게임이지요.

대학 강사를 하고 있는 주인공은 연인인 야스코에게서
야스코의 친구인 카호가 목을 매달고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경찰은 자살로 결론을 내린 것 같지만 야스코는 자살에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주인공과 야스코는 246번 길 근처에 사는 사람을 의심하고
목록에 있는 사람들과 한 명, 한 명 대화를 나누며 사건을 풀어간다는 스토리입니다.



문제는 그 용의자가 거의 스무 명이 다 된다는 사실입니다.
엄청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동네 한바퀴를 돌며, 모든 사람들의 얘기를 다 듣고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또 다시 동네 한바퀴를 돌아야 합니다.
옛날 게임임을 감안해도 상당히 불편합니다.



마지막에는 경찰을 찾아가 객관식 문답을 하며, 범인을 찾아야 합니다.
배드 엔딩은 없고 모든 정답을 맞출 때까지 계속 조사를 해야하죠.


살인 사건에 화려한 트릭이 쓰인 것도 아니고,
플레이어가 작은 단서에서 추리력을 발휘해서 결론을 이끌어 낼 필요도 없습니다.

플레이어에게 필요한 능력은 데이터 정리 능력입니다.
누구누구는 이 시간대에 알리바이가 있고,
누구누구는 저 시간대에 알리바이가 있다는 식으로
한 명, 한 명 소거하다 보면 정답이 보입니다.
살짝 트릭이 있기는 하지만, 정답풀이에 혼란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뭐, 나름 현실적인 수사법일 수는 있지만,
추리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아쉬운 게임 방식입니다.

최근에 해본 추리 에로게인 <신소노이즈>나 <벚꽃 재판>, <탐정 세븐> 등도
추리 시스템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추리 게임은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기가 참 힘든 게임입니다.

그걸 감안한다면, 무려 26년전의 게임인 루트 246 살인안내의 시스템을
욕할 수는 없습니다.



정말 아쉬운 점은, 긴장감이 없는 스토리입니다.
페어리테일 사의 게임은 등장인물들을 너무 많이 죽이는 감이 있지만,
어쨌든 <살인의 드레스>시리즈나, <미친 과실> 등은
중간중간에 새로운 살인을 등장시켜 분위기를 환기시켜 줍니다.

루트 246 살인안내는 처음에 죽은 한 명을 제외하면 누군가가 죽기는 커녕,
목숨의 위협조차도 받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계속 사람들을 만나고 다녀야 해서, 지루한 감이 있는데
한 번 정도는 무슨 사건을 터뜨려 줬어야죠.



총평하자면, 다소 불편하고 귀찮기는 하지만,
사건에 관심을 갖고, 사람들의 대화를 꼼꼼히 체크하고,
범인이 누군지 공략을 보지 않고 찾아낸다면, 의외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화려하기만 하고 알맹이가 없는 최근의 몇몇 추리물보다는
플레이어가 참여할 여지가 많은 게임입니다.

2017년 11월 19일 일요일

리뷰 : MOON GATE(1995/11/2,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MOON GATE>는 실시간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합니다.
페어리테일 공식 홈페이지 말로는 그렇습니다.
실제로 해보면 실시간까지는 아니고 반실시간(?)정도 되는 게임입니다.



시작하면 부대에 이런 저런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그 부대가 알아서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삼국지6>이나, 에로게에서라면 <마도교각>.
억지로 비슷한 게임을 찾아보자면 이정도를 들 수 있습니다.



문제는 당시 기술력의 한계상 컨트롤이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양한 전략이나 전술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근데 난이도는 개떡 같습니다.

페어리테일은 턴제 전략도 만들고, 보드게임도 만들고, RPG도 만든 사례만 보더라도
다양한 도전을 하는 회사였습니다.
MOON GATE도 그 도전의 일환이었죠.
하지만, 명백한 실패였던 것 같습니다. 시스템은 정말 최악입니다.



주인공은 평범한 마을에서 소소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근데 어느날 갑자기 주인공의 옛 동료가 나타나,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주인공은 한적한 생활이 좋다며 거절합니다.
그 옛 동료는 단 한 번의 거절에 협상이고 뭐고 없이,
주인공이 사는 마을을 불태워 버립니다.
주인공은 열받아서 복수의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이 게임의 시작 부분입니다.



마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이벤트를 봅니다.
페어리테일 사는 쿼터뷰를 상당히 자랑스러운 듯이 소개해 놓았지만,
제가 보기에는 <METAL EYE2>만큼이나 쓸모없는 시스템입니다.



게임 시스템의 독특한 시도에 비해, 
게임 분위기나 스토리는 너무 평범한 판타지 스토리입니다.
페어리테일 사의 강점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총평하자면, 페어리테일 사에서, 더 나아가 F&C 사에서 2000년 전후로 발매된 게임은
대부분 '그래픽만 괜찮다'라는 평가로 퉁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90년대 중반에 나온 게임이지만,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한 점이 없는 스토리, 그리고 재미없이 귀찮기만 한 전투 시스템.
이 모든 점이 실망스럽습니다.
그래픽만 괜찮습니다.

2017년 11월 12일 일요일

리뷰 : 화려한 인생2(1994/11/22,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화려한인생2>입니다.
전작보다 속편인 2가 더 유명합니다.



전작이 인생게임을 기반으로 한 보드게임이었다면
이번 게임은 우리나라에 부루마블로 알려져 있는 모노폴리를 기반으로 한
보드게임입니다.

룰렛을 먼저 돌려 얼마만큼 전진할 것인가를 결정한 후,
이벤트 슬롯으로 무슨 이벤트가 벌어질 것인가를 결정합니다.
체력이나 돈을 얻는 이벤트일 수도 있고,
여성과 만날 수도 있습니다.

맵에는 선물을 살 수있는 샵이나 약국, 성인용품점
그리고 여러 더러운 심부름을 해주는 신디게이트가 있습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여성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해줘야 하기 때문에,
보석이나 옷을 사서 선물하거나,
약을 사서 체력을 회복 혹은 성인용품을 사서 H씬을 봐줘야 합니다.
신디게이트는 다른 플레이어를 여성과 헤어지게 한다든가
스트레스를 최대로 한다든가 하여 플레이어를 유리하게 이끄는 청부업자입니다.



그리고 빈 공백지가 많이 있는데,
각 플레이어들이 공백지에 위치하면 건물을 올릴 수 있습니다.
건물에는 반드시 한 명 이상의 여성을 배치해야 하며,
배치할 여성이 없으면 건물은 철거됩니다.

그리고 평범한 모노폴리처럼 다른 플레이어가 그 건물을 밟게 되면
그 건물 주인에게 돈을 지불합니다.



돈만 지불하고 그냥 끝나는 건 아닙니다.
그 건물에 있는 여성을 하나 지목해서, 선물을 할 수도 있고
H씬을 볼 수도 있습니다.
애인에 대한 애정과 별개로 다른 플레이어에 대한 애정도도 있으며,
여성을 뺏는 것도 가능합니다.

애정도에 따라 유리하게 될 수도 있고, 불리하게 될 수도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룰렛에 의해 NTR 성공, 실패가 결정됩니다.


이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첫 번째로는 다른 플레이어에게 간섭이 가능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운빨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애정도를 올려놔도 확률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결국은 운으로 결정됩니다.
게임의 완성도에 비해 재미있는 게임이 되는 방법은
역시 적절한 운빨 요소를 도입하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사람 여러 명이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사실, 전작도 가능했었지만 전작에서는 다른 플레이어에 간섭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온라인 지원도 안 되는 이 성인게임을
다 큰 성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플레이한다니,
지금으로서는 택도 없는 일이고
옛날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을까 싶지만
어쨌든 사람들이 모여서 플레이할 때,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게임입니다.



총평하자면, 뭐, 여럿이 모여야만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건
결국 혼자서 플레이하면 제한된 재미만을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컴퓨터 인공지능과의 플레이는 한, 두번이나 재미있지
계속 플레이하면 결국 변수가 적고 심심한 게임이 됩니다.

제작자도 그걸 생각한 건지, 신디게이트 모드같은 것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다른 상점을 거의 없애고, 신디게이트만 맵에 깔려있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변수가 부족해서 재미가 없습니다.

옛날 게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점이 있지만,
좀더 이벤트 분량과 변수를 늘렸다면 더 좋은 게임이 되었을 것입니다.

2017년 11월 5일 일요일

리뷰 : 화려한 인생 ~여러분의 덕분입니다~(1991/12/27,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인생 ~여러분의 덕분입니다~>입니다.
'인생게임'이라는 보드게임을 소재로 만든 에로게입니다.



룰렛을 돌려 나온 숫자만큼 앞으로 나갑니다.
설령 인생게임을 안 해보신 분이라도 이걸 이해 못하시는 분은 없겠죠.
동전이 그려진 곳은 플레이어의 재산에 영향을 주고,
알통이 그려진 곳은 플레이어의 체력에 영향을 줍니다.



좋은 결과가 나올지 나쁜 결과가 나올지는 오로지 운에 달려 있습니다.



여자가 그려진 곳에 가면 여자와 만나 사귈 수가 있습니다.
사귀는 여성 수는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게임이 진행될 때마다 여성은 스트레스를 받고,
인내심을 넘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떠납니다.
소지금이나 체력을 이용해서 스트레스를 풀어줘야 합니다.
참고로, 체력을 이용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바로 H씬입니다.

여성과 사귀는 수는 제한이 없지만,
어디까지나 소지금과 체력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교제를 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결혼이나 이혼, 출산 이벤트가 있습니다.
심지어, 다른 플레이어와 여성을 트레이드하는 이벤트까지 있습니다.



결혼 이벤트는 종이 그려진 곳에서 일어납니다.
사귀고 있는 여자 중, 결혼할 여자를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위에 있는 화면처럼, 이미 주부이기 때문에 결혼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미 주부라면 사귀는 것도 안 되지 않을까 하는 문제는 제쳐 둡니다.

이혼 이벤트는 종이 그려진 곳을 결혼한 상태로, 한 번 더 밟으면 일어납니다.
소지금을 무려 반이나 가져가는 무자비한 이벤트입니다.


이 게임에는 칭찬할 요소도 많이 있습니다.
좋은 그래픽과 수십 명에 달하는 개성있는 캐릭터가 장점입니다.
각 캐릭터의 이벤트가 부족한 점이 아쉽지만, 옛날 게임이니 참작해 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만, 보드게임으로서 변수가 너무 적어 실제 플레이하면 재미가 별로 없습니다.
결국 소지금과 체력이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재미없는 이벤트가 게임 플레이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보드게임 단 한 판만 끝내는 것도,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게임에는 직업도 있는데,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직장 이 세 편으로 구성됩니다.
어느 학교에 들어갈지는 룰렛으로 결정됩니다.
진학교 -> 국립대- > 의사가 되는 플레이어가 있는 반면,
고졸 -> 프리터의 테크를 타는 플레이어도 있습니다.

제가 해봤을 때는,
의사는 재산을 5000을 남기고, 13명의 여자와 사귀며 게임을 끝낸 반면,
프리터는 재산이 마이너스 2000에 여자들은 모두 떠난 채로 게임이 끝났습니다.

물론 가장 잘 된 케이스인 의사와 가장 망한 케이스인 프리터이기 때문에
이렇게 큰 차이가 벌어졌긴 하지만,
실제로 게임 시작할 때의 룰렛 한 번의 스노우볼을
게임 중에서 극복하기가 힘이 듭니다.
마지팍 편에서 의사가 되면, 여자 이벤트가 많아지는데,
돈이 너무나도 잘 벌려서 펑펑 쓰고 다녀도 돈이 부족하지가 않습니다.

사실 뭐 실제 인생도 그런 것같은 느낌도 들지만,
너무 극초반에 결과를 결정지어 버려서 게임이 재미가 떨어집니다.



총평하자면, 그래도 딱 처음 한 판은 괜찮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한 번 다 모아보겠다 하는 사람이라면,
두, 세판 정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드게임 자체는 몇 판씩이나 할 정도로 잘 만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화려한 인생2>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은 게임입니다.

2017년 10월 29일 일요일

리뷰 : 아라베스크 ~소녀들이 엮어낸 사랑이야기~(1994/4/13,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라베스크 ~소녀들이 엮어낸 사랑이야기~>입니다.



시스템은 단순한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설명할 것도 없습니다. 어차피 게임오버도 없고 멀티엔딩도 없으니
그냥 적당히 선택하다 보면 엔딩을 볼 수 있는 게임입니다.
화면에 나온 캐릭터는 주인공인 앨리스입니다.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다짜고짜 숲속에서 H씬이 나오더니
남자가 앨리스를 숲속 한가운데에 있는 저택에 버려두고 혼자 떠납니다.



저택에는 가면을 쓴 저택 주인과 여러 여성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백합씬이 이 게임의 주요 내용입니다.


그래픽은 훌륭하지만 스토리나 볼륨이 너무 미흡합니다.
이 시기의 페어리테일 사의 게임은 대부분
꼭 H씬이 아니라도 스토리나 미니게임 등으로 즐길 거리가 있었는데
이 게임은 H씬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수준입니다.


숲 속 외딴 곳에 덩그러니 있는 저택과 가면을 쓴 남자,
무언가 미스테리한 설정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배경인데
내용이 너무 공허하게 흘러갑니다.
충분히 짐작가는 뻔한 스토리인데 두, 세시간 정도면 클리어 가능한 분량입니다.
공들여 만든 저택 분위기가 아깝습니다.



총평하자면, 실망스러운 게임입니다.
그래픽과 백합씬, 이 두 가지는 그럭저럭 괜찮게 평가합니다.
다만, 저 두 가지 장점은
20년도 더 된 게임을 플레이할 매력으로는 부족합니다.

스토리를 중요시하는 제 입장에서는 거의 볼 것이 없는 게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