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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31일 일요일

리뷰 : 투명인간 나타나다 나타나다(1993/6/4, RED-ZONE)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투명인간 나타나다 나타나다>입니다.
제목은 일본의 유명 고전영화 패러디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투명인간을 소재로 한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대부분의 경우, 별 전후내용없는 엿보기 & 덮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포인트 클릭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옆에 있는 <보다>, <말하다> 등등의 커맨드를 선택한 후,
화면의 특정 지점을 클릭하며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가끔 추적하는 학생과의 전투장면도 있습니다.
<보다>, <만지다> 등의 커맨드로 상대를 쫓아내야 합니다.



그 외에는 투명인간이 되다 말다를 반복하며,
학교를 돌아다니며 여러 이벤트를 거치는 게임입니다.
투명인간이라는 소재는 독특하지만
내용 전개는 당시 어드벤처 게임의 정석같은 스토리라
나름 재밌다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이 진짜로 놀라운 점은 바로 3D게임이라는 점입니다.
당시의 3D 기술이 놀라운 게 아니라,
그 기술을 이런 게임에 적용할 생각을 했다는 게 놀랍습니다.



투명인간이 되었을 때, 일부 CG에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적청 3D 장면이 있습니다.



그 유명한 두근두근 와작와작의 짤에도 나오는 저 안경을
실제로 끼고 플레이합니다.

독특한 시도인 것은 인정하지만, 불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왜 굳이 2D 게임 CG를 3D로 봐야하는 지 의문입니다.



총평하자면, 지극히 평범한 이 게임에 남는 거라고는 3D뿐입니다.
저는 시기상조였던 황당한 시스템이라고 평가하지만,
어쨌든 이 독특한 시도에 의의를 둘 수는 있는 게임입니다.

플레이는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2017년 12월 24일 일요일

리뷰 : 이름 시리즈(RED-ZONE)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레드존은 페어리테일 사의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페어리테일 사가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듯이
레드존 역시 지금까지 살아있습니다.

사실 페어리테일 사보다 더 활발합니다.
바로 엊그제도 게임을 하나 발매했죠.
개인적으로는 이젠 모든 관심이 떨어진 페어리테일 사보다는
레드존이 그나마 조금 더 마음에 듭니다.

현재 페어리테일 사에서 무엇을 발매하든
그 게임은 저에게는 아무런 의미없이
아직도 페어리테일 사가 망하지 않았다는 생존신고신호에 불과합니다.
다만, 레드존은 이번엔 대체 무슨 게임일까하고 관심을 조금이라도 두는 정도죠.
대부분은 취향에 안 맞아서 플레이하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90년대의 레드존은,
페어리테일 사가 '사오리 사건' 이후로 에로적인 부분을 뒤로 밀어버리고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던 시기에,
대놓고 에로에 몰빵한 게임을 만드는 브랜드였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이름 시리즈'는 레드존의 정체성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시리즈입니다.


이름 시리즈라고 하면
1993년 1월 22일, <아키코>
1993년 7월 9일, <나오미 ~미소녀들의 관~>
1993년 11월 18일, <치에미>
1994년 1월 28일, <미호>
1994년 8월 26일, <사야카 ~의붓어머니~>
1994년 12월 23일, <아키코GOLD>
1995년 10월 6일, <마나미 ~사랑과 교환의 나날~>
1996년 2월 23일, <카나코>
1996년 9월 25일, <여의사 미나코>
1997년 6월 27일, <아키코 HARD>
를 들 수 있습니다.

사실 이 게임들은 한 리뷰에 도매급으로 땡처리될 정도로
인기가 없었던 게임은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리뷰하는 이유는
제 리뷰 계획이 생각보다 너무 늦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H씬에 치중한 저 게임 하나하나에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키코>는 여선생이 새로운 학교에 부임해서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만나는 사람마다 H씬을 벌이며
엄청나게 구르는 스토리입니다.

이 주인공이 스튜디어스라면 <치에미>가 되고,
간호사라면 <미호>가 되는 거죠.
세세한 스토리야 당연히 다르지만 결국은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예외적으로는 <나오미 ~미소녀들의 관~>이 있습니다.
<사오리 ~미소녀들의 관~>과 비슷한 제목 구성인데,
그 게임만큼 하드한 H씬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멀티엔딩 중의 몇 개는 충격적인 장면이 있죠.



그 외의 장점으로는 출중한 그래픽과
다양한 주인공들의 직업 및 상황이 있습니다.



총평하자면, 이 게임들은 발매된 지 이제 20년이 지난 게임들입니다.
그 후로 무수한 누키게임들이 나왔고, 지금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름 시리즈가 지금은 잘 다루지 않는 희소성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각각 게임들과 비슷한 게임들이 약간이나마 존재합니다.
꼭 이 시리즈를 해야 할 이유는 없죠.

누키게임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좀 더 최근에 나온 게임을 권장합니다.

2017년 12월 17일 일요일

리뷰 : 사오리 -미소녀들의 관-(1991/10/18, 페어리테일 X지정)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오리 -미소녀들의 관->은 고전 에로게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게임입니다.
사오리 사건이라는 전설적인 사건을 일으킨 게임이죠.

사오리 사건의 발단은 간단합니다.
일본의 한 중학생이 이 게임을 훔쳤을 뿐입니다.
문제는 이 사건이 성인 게임의 유해성 논의까지 확장되어,
페어리테일과 페어리테일의 모회사였던 회사를 압수수색에
사장 체포라는 단계까지 진행되었다는 점입니다.

게임의 유해성에 대한 논의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언론에서 무슨 일만 터지면 게임탓으로 몰아가고,
그 단계를 넘어선 억지주장도 간간히 나옵니다.
일례로, 인터넷에서 많은 비웃음을 샀던
게임 도중 피씨방 전원을 내려 게임의 폭력성을 실험했던 뉴스가 있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사오리 사건은 그 뉴스보다 더 억울한 케이스입니다.
게임의 폭력성을 실험한 뉴스의 경우는,
그 실험 방법도 납득할 수 없었고, 결론도 개인적으로 동의하기 힘들었지만,
어쨌든 '폭력적인 게임을 하니, 게이머들이 폭력적으로 된다.'는
인과관계는 성립합니다.
그 내용에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문장 자체에는 오류가 없죠.


반면에 사오리 사건을 보세요.
'성인 게임 때문에, 중학생이 게임을 훔쳤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게임하려고 훔친 거잖아요. 아직 게임 안 했습니다.
게임도 안 했는데 어떻게 게임의 악영향을 받을 수가 있는 거죠?

물론, 당시 언론에서도 이런 억지스러운 논리를 주장한 건 아닙니다.
사회에 퍼져 있던 유해만화, 유해게임에 대한 규제 논리가
억지로 꼬투리 하나 잡았던 것뿐이죠.
근데 왜 하필 절도 피해자가 꼬투리를 잡혀야 되냐 하는 거죠.
당시 상황에서 규제가 꼭 필요했다 하더라도,
경찰 신세까지 진 회사와 사장은, 그리고 판매 금지된 몇몇 게임들은
정말 뜬금없이 뺨 한 대 맞은 셈입니다.

게다가 이 사건 이후, 일본 게임업계가 건전하게 됐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소프트 윤리기구도 설립되고,
많은 게임 회사들이 에로 이외의 다양한 장르로 방향전환을 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변태적이고, 퇴폐적이고, 미친 게임들도 잘만 나옵니다.

에로게를 하다 보면, 가끔 얘네들이 윤리라는 게 있나 싶을 정도로 미친 게임들이
아직도 나오고 있어요. 심의를 받았더라도요.
나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잘만 우회해서 규제를 피해 게임을 내고 있습니다.

사오리 -미소녀들의 관-은 시대를 고려하면, 꽤나 하드한 편이기는 했지만
에로게를 대표하여 규제를 받을 만한 게임이었다고는 생각이 안됩니다.
그 후에도 얼마든지 더 하드한 게임이 나오고 있으니까요.
제가 보기에는 억울하게 꼬투리 잡힌 게임일 뿐입니다.

뭐, 사오리 사건 이전에는 일본 게임 소프트의 등급제 같은 것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청소년들도 성인 게임을 구입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컴퓨터 게임판이 점점 커지고 있었기 때문에, 법적인 규제도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규제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꼭 이런 과정을 거쳤어야 했을지 의문입니다.



사실 게임 자체에는 별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별 내용없이 너무나도 H씬 자체에 치중한 게임이기 때문이죠.
CG도 블로그에 올릴만한 CG는 단 두 장정도 있을 뿐입니다.

게임 이야기보다는 다른 이야기를 더 많이 했지만,
어쨌든 총평하자면, 방금 전에도 말했다시피 조금 하드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당시로서는 하드한 게임이라는 수준입니다.

사오리 사건의 명성때문에 이 게임이 정말 최고로 하드코어한 게임일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나,
규제가 없던 시절에는 대체 어떤 고삐 풀린 게임이 나왔을까하는 생각으로 게임하시는 분들은
틀림없이 실망하실 겁니다.

2017년 12월 10일 일요일

리뷰 : 교내사생(1991/7/27, 페어리테일 X지정)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교내사생>은 일본 성인만화 작가인 유진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게임입니다.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만든 게임인 <우로츠키동자>의 경우와 유사하며,
역시 게임 내용에 비해 국내 인지도가 높은 편입니다.



총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편은 그 안에서도 여러 개의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2편과 3편은 미소녀 가면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입니다.
조사한 바로는 미소녀 가면은 원작 만화에는 나오지 않은 오리지날이며,
원작의 스토리가 부분부분 삽입되어 있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우로츠키동자>를 리뷰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리뷰에서도 난점이 있는데 제가 원작 만화를 본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원작 만화가 얼마나 반영이 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픽은 비교적 훌륭한 편입니다.
다만, 게임성이나 스토리 측면에서 굳이 이걸 만화가 아니라
게임으로 할 이유가 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보이스는 당연히 안 들어가 있고,
BGM은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이게 만화보다 게임을 해야할 이유가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게임진행 방식은 단순한 명령선택식 어드벤처입니다.
만화와 비교한다면 좀 더 세밀한 텍스트 묘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고,
만화보다 진행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심도있는 스토리가 있는 게임이었다면 모를까,
가볍고 야시시한 스토리에서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1편의 경우는 원작의 에피소드를 비슷하게 따왔다고 하는데,
그럼 저는 차라리 만화를 보겠습니다.
오리지날 스토리에 원작이 어느정도 가미된 2편, 3편 쪽이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 게임이죠.



총평하자면, 뭐 어차피 저는 원작을 보지도 못한 사람이고,
1편이나 2,3편이나 저에겐 모두 새로운 스토리였습니다.
제게 있어서는 만화에 비해 편하냐, 재밌냐의 문제보다
게임 그 자체가 재밌냐의 문제였죠.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스토리 자체는 그다지 대단치 않은 스토리였습니다.
원작 만화의 팬이라면 원작을 떠올리며, 재밌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르겠군요.

2017년 12월 6일 수요일

리뷰 : 드래곤시티 X지정(1991/1/1, 페어리테일 X지정)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X지정이라 함은 과거 미국 영상물 등급 제도의 X등급을 뜻합니다.
당시 일본에는 딱히 소프트웨어 등급을 매기는 기관이 없었습니다.

<투하트2 X-rated>의 경우처럼 일반 게임이 있는 상태에서
성인 게임을 새로 발매하는 경우, 이렇게 X지정이라는 단어를 붙이기도 합니다.
다만, <드래곤시티 X지정>의 경우는 일반용 게임이 있지도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성인게임이었죠.
X지정이라는 단어를 굳이 붙인 이유는,
이 게임은 미국에서 X지정을 받을 정도로 성인 게임이다라는 걸
홍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게임이 특별히 X지정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다른 게임에 비해 야하다거나 자극적인 건 아닙니다.
제 생각에는 페어리테일의 초기 작품인 <핫MILK>쪽이 더 자극적인 것 같아요.



내용은 그냥 평범한 인간이 이세계로 떠나 그 세계를 구하기 위해
H한 일을 한다는 단순한 내용입니다.
게임 내내 별 사건은 없고 H씬으로 꽉꽉 채워져 있죠.


사실 이 게임은 별 내용이 없는 것에 반해서, 인지도가 조금 있는 편입니다.
사오리 사건으로 봉인된 작품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사오리 사건은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정말 억울한 사건입니다.
하지만 드래곤 시티 X지정이 훨씬 더 억울하죠.
어찌됐든 <사오리 ~미소녀들의 관~>은 사건의 당사자였습니다.
그리고 사오리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인지도도 많이 쌓았습니다.
잃은 것이 많았지만, 얻은 것도 조금은 있었죠.

반면에 드래곤 시티 X지정은 어떻습니까?
아는 사람은 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오리 사건에 꼽사리 껴서
이 게임이 리콜된 지도 모릅니다.
동시기의 게임들을 살펴봐도, 이 게임이 가장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만한 게임인지도 의문이고요.
제가 보기엔 별다른 이유도 이득도 없이
스플래쉬 대미지를 처맞은 게임입니다.



뭐, 사실대로 말하면 요즘은 사오리 사건, 그 자체도 사람들이 잘 모릅니다.
그만큼 시대가 많이 지났죠.

총평하자면, 그다지 대단한 내용을 담고 있지도 않은 게임입니다.
사오리 사건으로 인해 인지도를 얻었으니 오히려 행운이었다는 사람도 있지만
이건 마치 역적 누명으로 죽은 사람에게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고
행운이었다고 하는 격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