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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10일 일요일

리뷰 : FOXY2(1991/4/4, 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번의 <FOXY>의 후속작인 <FOXY2>입니다.
FOXY2는 번역이 되지 않은 관계로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없는 작품이지만
엘프사의 역사에서 중요한 게임 중의 하나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그래픽입니다.
패키지 뒷면에는 "드디어 엘프도 400라인 시대에 돌입"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400라인은 해상도입니다.


<RAY GUN>

<드래곤나이트2>

<FOXY2>

<ELLE>

<RAY GUN>과 <드래곤나이트2>는 400라인 직전의 게임이며
<FOXY2>와 <ELLE>은 400라인 직후의 게임입니다.

대충 봐도 도트 그래픽이 400라인 이후 훨씬 섬세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FOXY2는 400라인 게임으로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FOXY2를 기점으로 엘프 게임의 그래픽이 한 단계 높아진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두번째 변화는 PC-98로의 완전한 전환입니다.
사실 이전까지의 게임들도 PC-98버전이 있지만 
PC-88버전에서 이식되었거나 동시발매된 것뿐이었습니다.

하지만 FOXY2부터는 PC-88버전이 나오지 않았으며
이로써 더 큰 볼륨의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드래곤 나이트2>같은 경우는 PC-98버전으로 디스크 4장 정도의 볼륨이지만
PC-88버전으로는 무려 10장의 디스크를 사용합니다.
그래픽과 함께 볼륨의 문제로 엘프는 PC-88버전을 내는 것을 그만둔 것 같습니다.


<왼쪽부터 카무이, 리사, 쿄우헤이>

주인공은 쿄우헤이입니다.
당시 엘프 게임의 주인공으로서는 희귀하게도 실없는 모습을 별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시기는 전작으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후입니다.
기라스라는 조직이 반란을 일으키고, 리사는 대 기라스 부대인 실버 폭스 소속입니다.


<실버 폭스>

그러나 실버폭스는 임무 도중 적의 공격을 받아 부대 전원이 실종됩니다.



우리의 주인공 쿄우헤이는 반란군 기라스를 섬멸하고 실종된 실버 폭스를 구하기 위해
전쟁을 지휘한다는 스토리입니다.


전투를 거듭하며 여성 포로들을 구한다는 점은 전작과 동일합니다. 
하지만, 전작 <FOXY>에서는 전투 후 만나는 캐릭터들이
에로 이벤트를 위한 1회용 캐릭터에 불과했지만
FOXY2에서 만나는 캐릭터들은 스토리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케이>

<인조인간 치사토>

<리나>

<용병 레이>

<문>

전작에서는 주인공과 캐릭터만의 1대1 관계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FOXY2에서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각자 저마다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리나가 스파이라고 의심하는 케이>

<별도로 커플을 이룬 카무이와 레이> 

또한, 전작의 히로인인 유키와는 마지막을 제외하면 별 이벤트가 없었지만
FOXY2에서는 히로인 리사와 주인공 쿄우헤이와의 이벤트가 중간중간에 계속 나옵니다.


<작전 상의 문제로 갈등을 빚는 쿄우헤이와 리사>

<금방 화해>

<납치된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는 리사>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 스토리는 훌륭한 편입니다.
단순한 스토리이지만 마지막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합니다.


<적진에 진입하는 주인공과 실버폭스>

<기라스의 보스인 '기도'>

다만, 크게 늘어난 볼륨에도 불구하고 에로 이벤트는 전작과 비교해서 오히려 적습니다.
에로게라기 보다는 성인용 전략 시뮬레이션 같은 느낌입니다.



전투화면입니다.

전작의 가장 큰 문제점은 턴 제한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FOXY2에서는 생겼습니다.
또한, 인공지능도 향상되어 적 유닛이 피해를 입으면 적절히 뒤로 빠져 회복 후 
다시 공격해옵니다.

그로 인해, 난이도는 크게 높아졌습니다.
사실 꽤 어렵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눈앞의 적만 파괴하면서 플레이하다가는
후반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FOXY2에는 유닛당 경험치라는게 있습니다.
경험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게임을 쉽게 클리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경험치가 너무 안 오릅니다.
적 유닛을 공격해도 적 유닛에게 공격을 받아도 경험치는 오르지 않습니다.
게임을 클리어한다고 생존한 유닛이 보상을 받지 않습니다.
오로지, 적 유닛 격파시 막타를 친 유닛이 경험치 1을 받습니다.
누구 코에 붙이기도 힘든 경험치입니다.

그리고 경험치를 통한 보상도 그다지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까지 가면서 능력치가 오르긴 했던데 막상 운용해보면 뭐가 좋아진 건지 잘 알 수가 없었습니다.




게임 내에서, 유닛에 대한 설명과 지형에 대한 설명도 볼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이왕에 개성있는 캐릭터들을 등장시킨만큼
아군 유닛에 각각 캐릭터를 부여하고 SRPG형식으로 만들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이 당시 엘프의 기술력이 그정도가 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SRPG방식은 <드래곤나이트4>에서 구현되었습니다.


 

16판만 클리어하면 기도를 무찌르고 리사의 할아버지를 구하는 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전작처럼 엔딩에서 야경이 나옵니다.
쿄우헤이와 리사가 야경을 바라봅니다.


엔딩으로 게임이 끝나는 것이 아니고 보너스 스테이지와 오마케 게임이 존재합니다.

 
 

오마케 게임은 별 거 없습니다.
만나는 여자마다 차이기만 한다는 스토리입니다.
게다가 짧고, 이해할 수 없는 개그도 많이 등장합니다.


총평하자면, FOXY2는 엘프 고전 게임 중에서 전작에 비해 가장 크게 변화한 게임입니다.
현재는 그 변화를 크다고 느낄 수 없지만
사실 구석기에서 신석기시대로 넘어간 정도의 의미가 있는 게임입니다.

전략 SLG 게임으로서 미흡한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시대를 고려한다면 넘어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스토리가 훌륭하기 때문에 에로 이벤트를 삭제하고 전연령판으로 냈다고 해도 
충분히 성공했을만한 멋진 작품입니다.

스토리나 세계관 등이 후에 발매되는 <샹그리라> 시리즈보다도 낫다고 생각되며
FOXY시리즈가 계속 이어지지 못하고 2에서 중단된 것이 매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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