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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1일 일요일

리뷰 : 얀얀의 격투동창회(1995/5/27,텐신도)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텐신도는 90년대에 나름 괜찮았던 회사입니다.
21세기에는 딱히 큰 활약은 없었으며 
같은 계열 회사인 유니존시프트가 더 많은 게임을 냈습니다만
게임을 발매 안 한지 20년이 가까워지는 지금까지도
텐신도 홈페이지는 멀쩡히 살아있고 사후지원도 오랫동안 해 준 회사입니다.


PC-98시절의 텐신도는 유려한 피부채색이 장점이었습니다.
그래픽 외의 내용은 딱히 특징적이지 않았고, 일관적이지도 않았습니다.
어드벤처, 퀴즈게임, RPG, 옴니버스 등 다양한 장르를 만들었고
소재도 제각각이었습니다.

텐신도는 그런 제각각의 게임들을 모아서
팬디스크를 발매했는데 그것이 바로 <얀얀의 격투동창회>입니다.



얀얀의 격투 동창회에 들어있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은 다섯 개입니다.

<마샬 에이지> 
- 텐신도의 데뷔작으로 명령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미니게임형 배틀이 가미되었습니다.

<얀얀의 퀴즈 1인분> 
- 이름 그대로 퀴즈게임입니다.

<G.R. ~그래비티 리스폰스~>
- '카츠만의 사춘기 만만세'와 'SEEKER'가 들어있는 옴니버스 게임입니다.
'SEEKER'는 SM 계열의 게임으로 속편까지 있습니다.
'카츠만의 사춘기 만만세'는 게임 자체는 짧고 내용도 없습니다만
특이한 시스템을 갖고 있는데,
시작할 때, '오사카 여자가 좋다'는 선택지를 고르면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전부 오사카 사투리로 바뀝니다. 

<JINN ~영원의 용사~>
- 무난하게 잘 만들어진 3D 던전형 RPG 게임입니다.

<고이스>
-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옴니버스 게임입니다.


뭐, 이 정도의 게임들이 모여 있습니다.
단순한 게임들이기 때문에 특별히 리뷰할 이야기는 많지 않습니다.



해당 게임들의 캐릭터를 모아서 만든 얀얀의 격투동창회입니다.
얀얀은 텐신도의 마스코트 캐릭터로 오른쪽의 중국풍 옷을 입은 캐릭터입니다.
여러 캐릭터 중 같이 대결할 넷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UNO나 원카드와 비슷한 규칙의 카드게임입니다.
플레이어까지 다섯이 모여서 게임을 합니다.
규칙이 단순하고 친숙하기 때문에 금방 배워서 즐길 수 있습니다.
간단한 한자를 읽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읽을 수 없어도 플레이하면서 배우면 됩니다.



게임에서 1등을 하면 H씬을 볼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굳이 1등을 못하더라도 꼴등만 면하면 꼴등한 캐릭터의 H씬을 볼 수 있죠.

H씬은 기본적으로 포인트 클릭 방식인데
단순한 포인트 클릭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을 시험했습니다.



대략적인 게임 내용은 이정도로 딱히 이야기할 것이 많지 않은 게임입니다.
텐신도의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별 내용이 없죠.
특히 이건 팬디스크격 미니게임이기 때문에
다른 게임들을 리뷰하지도 않고 이 게임만 리뷰한다는 건 이상한 일입니다.

근데 굳이 이 게임을 리뷰한 이유는
이 게임이 우리나라에서 의외로 플레이한 사람이 많은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게임 제목이 얀얀의 격투동창회인지 모르고
탈의 카드게임으로 플레이했더라도 말이죠.

물론 대다수의 경우, 제대로 된 루트로 얻은 건 아니었지만
윈도우판도 있고, 게임이 쉽고, 
굳이 일본어를 이해하지 않아도 H한 CG를 보기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어 패치가 나오지 않은 게임치고는 이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한 게임입니다.


요즘은 좀처럼 보기 힘든 방식이지만
저는 회사의 캐릭터들을 모아서 만든 통합 팬디스크격 게임을 좋아합니다.
엘프 사의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 시리즈나
앨리스소프트의 <마마뇨뇨>, <와이드뇨> 같은 걸 좋아하죠.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와 접할 기회도 늘어나고,
미처 플레이하지 못하고 놓쳤던 게임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거죠.

안타깝게도 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텐신도의 다른 게임에 관심을 가졌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 봤습니다.
일본어를 못 해서 이 게임이 다른 게임 캐릭터를 모아서 만든 게임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죠.
하지만. 그런 일본어를 모르시는 분들까지 관심을 갖고 열심히 플레이할 정도였으니
그것만으로도 이 게임은 통합 팬디스크격으로 잘 만들어진 게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일본어를 알았다면, 혹은 이 게임이 너무 옛날 게임이 아니었다면
다른 게임들에 충분히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었겠죠.



총평하자면, 명작까진 아니지만 
PC-98 게임 중에서 초심자에게 추천하기 좋은 게임 중 하나입니다.
카드게임이 단순하면서도 정말 재미있어요.

10년 전쯤까지는 이 게임을 플레이했다는 사람을 많이 봤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워낙 옛날 게임이니까요.
하지만, 지난 10년동안 이 게임을 대체할만한 좋은 게임은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관심있으신 분이라면 가볍게 플레이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댓글 3개:

  1. 잘 읽었습니다.
    다음에는 leaf사의 pc98시절 게임을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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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게임도 쉽고 그림체가 미려해서 저도 인상 깊게 남아있는 게임이네요. 여름방학에 전체 cg를 보기 위해 눈 뻘게 가며 하나하나 클리어하던... 지금 생각하면 cg 부분은 대전 핫 기믹과 참 닮아있는 것 같네요.
    텐신도의 다른 게임들도 찾아봤는데 거진 pc98용이라 에뮬레이터 발달 이후에서나 찾아 해봤지만 할만하게 느껴지진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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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niu67 //
    당장은 힘들 것 같고 최대한 서두르겠습니다.
    2,3주정도만 기다려주세요.

    feveriot//
    텐신도의 다른 게임들이 딱히 추천할만한 매력이 있는 건 아닙니다.
    이 게임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모르는 캐릭터를 모아놓은 게임일 뿐인데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참 놀랍습니다.

    np21//
    남자 캐릭터를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H씬에서는 뭔가 반전이 있을 줄 알았는데
    남자몸이 그대로 나와서 당황스러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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