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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2일 일요일

리뷰 : DEAD OF THE BRAIN2(1993/11/26,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이트메어 콜렉션의 <DEAD OF THE BRAIN2>입니다.
전작하고 시나리오가 이어져 있습니다.



포인트 클릭 시스템입니다만 전작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커맨드를 먼저 선택하고 화면의 특정 부분을 클릭해야 했던 전작과 달리
이 게임은 '이동' 이외에 별다른 커맨드가 없습니다.
<ELLE>의 경우처럼, 자동적으로 커서 이미지가 바뀌는 시스템은 아닙니다만
자동적으로 그때그때 커맨드가 바뀌는 시스템입니다.

한 가지 더 훌륭한 점은 마우스 포인트를 보조해주는 사각형 표시가 있다는 점입니다.
본인이 클릭하는 영역을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페어리테일 사의 게임 중에서 시스템적인 면에서는 가장 완벽합니다.
게임 진행이 수월하고 편리합니다.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죠.


다만, 스토리는 전작만 못한 것 같습니다.
주인공도 히로인도 전작과 똑같습니다.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한 번 살아남은 생존자가 또다시 주인공이라니
주인공도 참 운이 없습니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도 좀 식상합니다.



신캐릭터도 추가가 되었지만, 히로인이 아닌 여성입니다.
늘 그렇듯이 사망자 수를 채워주는 역할이죠.
그동안 계속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사실 이 부분도 실망스럽습니다.
게임 시작할 때, 등장인물들만 봐도 누가 죽겠구나 하고 예상이 갑니다.
그리고 그 예상이 빗나가는 법이 없습니다.

패턴이 너무나도 뻔해서 충격이 덜 합니다.
한 번쯤은 살려줄 수 있잖아요.


스토리 면에서 비판을 더 하자면, 초반부에는 좀비는 등장 안 하고
블러디 폭스라는 양아치 집단과의 항쟁이 너무 길게 묘사됩니다.
물론, 스토리 전개 상 있어야 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밀도가 높았던 전작의 스토리와 달리 
좀비를 기다리는 플레이어를 다소 지루하게 만듭니다.



<DEAD OF THE BRAIN>시리즈는 1&2합본으로
PC-엔진 CD롬으로 발매되었습니다.

본래 PC-엔진 게임은 다른 가정용 게임기에 비해
성인 게임의 수정을 덜 하는 편이고,
<DEAD OF THE BRAIN>시리즈는 애초부터 서비스신이 많이 없는 게임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거의 수정되지 않은 채로 이식되었습니다.
특정부위만 겨우 가린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 게임은 PC-엔진의 가장 마지막 게임이라고 합니다.
1999년도에 발매되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세가 새턴은 물론이고 
드림캐스트 출시보다도 이후에 발매된 PC-엔진 게임입니다.
하다못해, 망한 게임기인 PC-FX에라도 이식했다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수정이 거의 안 된만큼 딱히 할 얘기가 많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포인트 클릭 시스템과 게임패드 조작의 궁합입니다.

옛날에 <동급생>시리즈의 게임기 이식판을 설명할 때,
말했는지 말하려다 그만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포인트 클릭 시스템은 어디까지나 마우스로 조작한다고 생각하고 짜여진 시스템입니다.
마우스로 조작할 때는 상당히 편합니다.
반면에, 게임패드로 커서를 조작하는 건 상당히 불편합니다.

특히, DEAD OF THE BRAIN시리즈는
갑자기 등장하는 좀비에 대항할 때, 클릭 시간 제한이 있습니다.
마우스로 할 때는 널럴하게 할 수 있었던 행동을
게임패드로는 시간에 맞춰 끝낼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좀비가 쫓아올 때, 좀비에 대항할 무기를
2분정도만에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PC판에서는 문제없이 클리어했지만, PC-엔진판에서는 결국 클리어할 수 없었습니다.
제 손이 느려서일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PC-엔진판은 엔딩을 보지 못했습니다.



총평하자면, 결국 전작만 못했던 후속작이 되고 말았습니다.
전작의 주인공과 히로인 콤비가 후속작에서도 똑같은 역할을 맡았을 때부터,
이 게임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은 좀비 헌터나 프로 탐정이 아닌, 일반시민입니다.
도시가 좀비가 들끓었을 때, 갑작스러운 사건에 처음에는 당황하고 두려워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점점 용기를 내는 그런 스타일의 주인공이었습니다.

반면에, 2편에서의 주인공은 두 번째로 닥친 똑같은 재앙에
당황하기도 뭐하고, 두려워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프로도 아닌
어중간한 주인공이었습니다.

편리한 시스템과 충격적인 멀티 엔딩도 있었지만,
그 외에는 전작에 비해 좋은 점이 없는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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