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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20일 일요일

리뷰 : 맑은 뒤 대소동(1989/10/15,칵테일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맑은 뒤 대소동>은 칵테일소프트 초창기 작품입니다.
나름 시리즈물로 이 시리즈는 '하레노치' 시리즈라고 불립니다.
다만, 맑은 뒤 대소동은 이후 게임들과 스토리상의 연결점이 전혀 없습니다.
플롯이 약간 비슷한 정도죠.



1990년대의 F&C는 엘프, 앨리스소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당대 최고의 회사 중 하나였습니다.
저도 이 회사의 게임들을 소개하는데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었죠.

다만, 대부분의 게임들에 그렇게 좋은 평가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당시에는 좋은 게임이었으나 지금 플레이할 가치는 없다'는 표현을 많이 썼는데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로 보일 수 있었죠.
이에 대해 많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누가 에로게를 만들 때, 30년 후에 평가를 염두에 두고 만들겠습니까.
당시 좋았던 게임이라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일이죠.

이번에 신청을 받아 하레노치 시리즈를 리뷰하게 되었고,
또한 옛날에 리뷰하지 못했던 F&C 나머지 게임들을 먼 훗날 리뷰할 계획도 있는데
2000년 이전 게임들에 대해서는 전보다 호의적인 태도로 리뷰를 쓰려고 합니다.
플레이하다 보면 또 답답하고 열 받을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목표는 그렇습니다.



맑은 뒤 대소동은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이후 시리즈와 달리 시스템적으로 딱히 특이한 점은 없습니다.



스토리는 학생회장인 주인공이 오컬트부 부장인 요코와
교내에 출몰하는 유령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하는 내용입니다.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누구의 증언을 듣고,
그 증언을 바탕으로 또다른 누군가를 찾아 증언을 듣는 방식이죠.
다양한 캐릭터들은 귀여운 편이지만 H 이벤트가 많지는 않은 게임입니다.



탐문 끝에 학교에 출몰하던 속옷 도둑을 잡는데 성공합니다.
다만, 심문 끝에 속옷 도둑은 학교의 유령소동과는
전혀 관계없는 별개의 사건이라는 진실이 밝혀 집니다.



사실 유령 소동의 진범은 진짜 유령이었습니다.
속옷 도둑까지만 해도 가벼운 사건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굉장히 스케일이 큰 사건이었던 거죠.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주인공에게 증언을 해줬던 
유령 목격자들이 전원 유령에게 납치당하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는 H씬이 좀 있죠.
주인공의 활약으로 여학생들을 구해낸다는 결말입니다.



총평하자면, 캐릭터 게임으로서도 괜찮았고
수사물로서도 꽤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탐문을 하고, 범인을 잡고,
하지만 사실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고,
점점 더 심각한 흐름으로 가는 구성 자체가 돋보였습니다.

문제는 80년대 게임을 언제나 발목잡는 분량입니다.
괜찮은 캐릭터를 뽑아냈지만 그 캐릭터들이 활약하는 이벤트가 적었고,
사건 역시 좀 더 멋진 묘사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가능성만을 비춘 채로 짧게 끝나야 했습니다.

유명세는 덜 하지만 후속작에 꿀리지 않는 좋은 게임입니다.
<NIKE>가 나오기 전까지 칵테일소프트 초반 게임 중 가장 좋은 게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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