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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2일 일요일

리뷰 : 전국란스(3)(2006/12/15,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전국란스의 1회차 플레이는 무조건 정사 루트로 진행됩니다.
란스가 오다 가문을 지휘하여 전국 통일을 위한 전쟁을 벌이고
그러던 중 마군들과 싸우게 된다는 이야기죠.
이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코우히메입니다.
너무 어려서 당장은 란스와 H를 하지 않지만
란스는 몇 년만 지나면 미인이 될 거라고 확신하고 때를 기다립니다.



란스에게 모든 권한을 맡기고 요양 중인 오다 노부나가입니다.
코우히메의 친오빠이기도 하죠.
출중한 능력자임에는 틀림없으나 게임에서 쓸 수는 없습니다.

전국의 주요 가문은 천지교라는 종교의 위탁을 받아
호리병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 호리병에는 과거 JAPAN을 위협했던 마인 자비엘이
여덟 개로 찢어져서 봉인되어 있죠.

그리고 불행하게도 오다 가문의 호리병이 사고로 흠집이 생기고,
봉인이 풀린 마인 자비엘은 노부나가의 몸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란스가 호리병을 가진 세력을 멸망시키거나 턴이 많이 진행되면,
마인 자비엘은 호리병을 훔쳐내서 하나씩 흡수하기 시작합니다.
호리병 여덟 개를 전부 모아서 완전한 마인이 되기 위해서죠.
마인 자비엘은 요양을 핑계로 혼노지라는 절에 들어가 버리고,
노부나가의 여동생 코우히메의 문병도 받지 않습니다.



호리병이 5개 깨지게 되면 코우히메가
마인 자비엘의 정체를 알게 되는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란스는 천지교의 교주 세이간, 그리고 켄타로라는 청년과 힘을 합쳐
마인 자비엘을 토벌하게 되는데 이게 혼노지의 변이죠.
다만, 자비엘의 숨통을 끊어버리지는 못하고 자비엘은 도주하게 됩니다.

어쨌든 노부나가는 공식적으로 사망한 것으로 처리되고,
오다 가문은 어린 코우히메가 계승하게 됩니다.
갑자기 좋아하는 오빠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마인 자비엘에게 비참한 처사를 당한 코우히메에게는 너무 무거운 짐이었죠.
란스도 그런 코우히메를 저버릴 수는 없었기 때문에
계속 오다 가문을 이끌고 전쟁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가야 할 캐릭터가 있는데,
마인 자비엘을 함께 무찔렀던 켄타로라는 청년과
그의 여자친구 미키입니다.
<귀축왕 란스>에서 등장하기는 했지만,
정사에서 제대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켄타로는 성도 닛코라는 칼을 가지고 있는데
성도 닛코는 마인의 무적결계를 파괴할 수 있는 검입니다.
마검 카오스를 가진 란스와 함께 단 둘뿐인 
마인을 쓰러뜨릴 수 있는 인간이라는 거죠.
엄청 중요한 역할인 것 같지만,
여자친구인 미키에 비하면 이 정도는 중요한 축에도 못 낍니다.


란스 시리즈에는 당대의 마왕의 이름을 딴 연호라는 게 있습니다.
전국란스의 시기는 LP 5년이죠.
LP라는 마왕의 시기가 5년째가 되었다는 뜻이죠.
LP는 7대 마왕 '리틀 프린세스'를 의미하며,
그 마왕이 바로 미키입니다.

미키는 마왕 즉위를 거부하고 마인들에게서 도망쳐
켄타로와 함께 세계를 떠돌아 다닙니다.
그러던 중, JAPAN에서 란스와 만나게 되었던 것이고
미키와 켄타로는 오다 가문의 보호를 받게 됩니다.

그 후 켄타로가 큰 부상을 당해 사망할 위기에 처하게 되고,
미키는 켄타로를 살리기 위해서 켄타로를 마인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리고 제멋대로 마인을 만들어 버려서 미안하다고 도망쳐 버리죠.



미키가 마왕으로 각성하지 않기 위해서는
히라미레몬이라는 과일을 계속 섭취해야 합니다.
도망쳐 버린 미키는 레몬을 먹지 못하게 되고 점점 마왕으로 각성하게 됩니다.



가까쓰로 각성 직전의 미키를 찾아내 진정시키는데 성공했으나,
그 과정에서 실이 얼음덩이에 갇혀 버립니다.
마왕의 저주인 얼음은 자연적으로 녹기는커녕,
어떤 방법으로도 녹일 수가 없습니다.

미키가 다시 마왕이 된다면 녹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걸 위해 다시 각성시키는 건 너무 위험한 일입니다.
란스는 스스로 어떻게든 녹일 수 있을 거라고 큰소리치지만,
결국 7편 게임이 끝날 때까지 실은 냉동인간 상태입니다.
노예 따위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허세를 부리지만
조금씩 초조해하는 란스의 모습을 볼 수 있죠.



마왕 이야기는 이쯤하고 7편의 보스는 어쨌든 마인 자비엘입니다.
시마즈 가문이라는 구탱이에 있는 가문을 항복시킨 마인 자비엘은
빠른 페이스로 다른 가문을 점령하며 세력을 불려 나갑니다.

마군 세력이 이벤트로 엄청 커지는 걸 보면
초보자는 후달리게 되지만,
어떻게 버티다 보면 세월이 흘러 란스 세력이 
훨씬 커지는 이벤트를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스토리의 주역인 
코우히메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하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역경에도 좌절하지 않고,
정신적으로 큰 성장을 이룩하는 코우히메의 스토리는 잔잔한 감동을 주지만
리뷰에서 소개하기에는 너무 늘어지네요.



어쨌든 천신만고 끝에 마인 자비엘을 쓰러뜨리고
JAPAN에 평화가 왔다는 스토리입니다.
란스는 카라족 여왕이 저주의 스페셜리스트라는 소문이 있으니
그곳에 가면 실의 저주를 풀 수 있을 거라는
8편 떡밥을 뿌리고 정사 루트가 끝나게 되죠.


1회차에 정사 루트를 클리어하고 나면
2회차부터는 IF 스토리를 플레이할 수가 있습니다.



제가 전국란스 발매 이전에 가장 기대했던 캐릭터는
<귀축왕 란스>에서 JAPAN 소속으로 등장한 이소로쿠라는 캐릭터입니다.
사실 <귀축왕 란스>에서 JAPAN 소속 캐릭터의 수는 굉장히 적었기 때문에
이소로쿠 이외에 기대할 만한 캐릭터가 딱히 없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전국란스가 발매되었을 때,
이소로쿠의 첫인상은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실망할 필요가 있었나 싶지만,
예전에는 <귀축왕 란스>시절의 샤방샤방함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했죠.

당시 이 실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냐면
저는 이 시절에 포니테일 헤어스타일을 엄청 좋아했던 사람으로
포니테일 캐릭터에 실망을 해 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무려 눈이 하나 달린 이 캐릭터조차
포니테일 때문에 좋아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럼에도 포니테일인 이소로쿠에 실망했으니
그 실망은 정말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소로쿠 루트의 스토리는
망한 야마모토 가문 재흥을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입니다.
이소로쿠에게는 남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그는 불행히도 쵸신이라는 군주에게 한참 전에 살해당했습니다.
이소로쿠는 그것도 모르고 남동생을 위해 쵸신의 부하로 이용당하고 있었죠.

남동생의 죽음을 알게 된 이소로쿠는 
야마모토 가문을 재건할 유일한 남성이 사라졌다며 좌절하는데,
그 때 란스가 자신과 H를 해서 남성을 낳으면 된다고 꼬드깁니다.
말은 그렇게 하고서 정작 H를 할 때는 몰래 피임 마법을 쓰는 비열한 짓을 하죠.

이소로쿠 루트의 스토리는 적당히 괜찮은 수준입니다.
이소로쿠는 게임 유닛으로서 성능도 나름 괜찮았기 때문에 많이 사용했고
그러다 보니 정도 많이 들었습니다.
첫인상에 비해 다행히 여러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죠.
이후 게임에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이소로쿠 루트에서는 코우히메도 사망합니다.
엔딩에서는 먼훗날 란스와 이소로쿠의 아들인 란기가 장성하여 JAPAN의 주인이 되고,
마인들과 결전을 벌이는 란스를 돕는다는 이야기죠.

IF 스토리이기는 하지만 이소로쿠가 란스의 아들 란기를 낳은 건
정사로 편입되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이 게임의 발매 시점에 
이소로쿠에 대해 엄청나게 큰 기대를 걸었지만,
정작 이소로쿠의 첫인상은 실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실망이 게임 의욕을 꺾어 버리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게임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진짜는 따로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활약이 생각만큼 많지 않아 아쉬움도 있었지만,
결국 란스 시리즈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바로 우에스기 겐신입니다.


게임 성능도 출중하지만,
스토리적으로도 JAPAN에서 손에 꼽는 매우 강력한 무장입니다.

전쟁 밖에 모르는 쿨한 성격이지만 
대의를 선호하고 침략 전쟁을 반대하기도 합니다.
시스템상 가끔 침략당하는 쪽의 원군으로 등장할 때가 있는데,
우리 편이 침공당할 때 나타나면 든든한 아군이지만
우리 편이 침공할 때는 어마어마한 벽을 느끼게 되죠.



게임이 중반부에 이르면,
우에스기 가문은 여러 나라를 점령해 나가는 오다 가문과 전쟁을 하게 됩니다.
란스와 겐신의 첫 전투에서 겐신은 란스를 노리고 달려 드는데,
그 검술의 화려함이 마치 왈츠와 같습니다.
란스는 춤에는 춤으로 대응하겠다며 코사크를 추는데
뻘짓하다 결국 겐신에게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놀랍게도 겐신은 란스에게 첫 눈에 반해 도망쳐 버리고,
란스는 겨우 목숨을 건지게 됩니다.
이후로도 란스와의 싸움을 계속 피하는 겐신이지만 결국 마음을 다 잡고 
대의를 위해 란스와 제대로 싸우기로 결의하죠.

하지만 제대로 싸우기도 전에,
우에스기 가문의 내부의 적이 반란을 일으킵니다.
부하들이 인질로 잡히게 된 겐신은 
결국 반역자인 자신의 숙부에게 항복하여 포로가 되죠.

숙부는 란스에게 겐신을 넘길 테니 평화 협정을 맺자고 제안하는데,
이걸 승낙하는 선택지를 고르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단 한 번도 승낙을 선택해 본 적이 없거든요.
겐신을 배신한 놈들과 협상은 없습니다.

협상을 거절한 란스는 주요 무장이 다 제외되어 약체화된 우에스기 가문을
파죽지세로 침공하고 결국 멸망시킵니다.
란스는 포로가 되어 있는 겐신을 구해내고,
겐신은 숙부를 자신의 손으로 처단하게 되죠.



겐신을 구출하는 것에 성공한 란스는 
이제 겐신과 H할 생각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사실 란스는 외모도 준수하고, 능력도 출중합니다.
많은 여성들을 위기에서 구해낸 영웅이기도 하죠.
이런 란스를 흠모하는 여성은 은근히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편까지 이르는 동안 란스의 H씬은
대부분 우격다짐으로 우기고, 덮치고, 협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대부분의 경우, 여성들이 반할 틈도 주지 않고
다짜고짜 H 한 번 하자고 천박한 말을 지껄이며 분위기를 깨뜨린 탓이었죠.
란스가 좀 더 점잖은 정통파 용사였다면
훨씬 더 많은 여성들에게서 인기를 얻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겐신 구출에 있어서는 단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았습니다.
철저하게 멋진 모습만을 보여주며 겐신에게 은혜를 베풀었죠.
평소 세상 여자들은 당연히 자신에게 반하게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란스이지만
상대가 겐신인만큼 이번엔 그 어느 때보다 세심하게 공을 들인 겁니다.
모든 일은 완벽하게 돌아갔고,
이제 생색을 내며 H를 권유할 일만 남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일이 끝난 후 첫 대화에서,
겐신이 기습적으로 란스에게 좋아한다고 고백을 합니다.
실컷 큰소리쳤지만 이런 경우는 전혀 예상치 못했는지 
오히려 란스가 당황을 해 버리고 이후에도 H하자는 말을 쉽게 못 꺼내죠.
겐신은 겐신대로 많은 여성들과 어울리는 란스가
자신만은 거부하는 낌새를 보여 크게 상심하게 됩니다.



매력적인 캐릭터이고, 신선한 시도가 돋보이는 캐릭터였지만
겐신 루트의 전반적인 스토리는 정사, 이소로쿠 루트에 비해서 약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플레이 관점에서 봤을 때 미카도 레이스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스토리에서 인상깊은 장면은 딱히 없었죠.



마지막으로 개인 루트를 갖고 있는 캐릭터는 난죠 란이라는 음양사입니다.
음양사 가문인 호조 가문에 소속되어 있죠.
호조 소운과 약혼하여, 다른 캐릭터와 달리 란스에게 전혀 애정이 없습니다.



또한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정사 루트에서 사망해 버려,
이후 시리즈에 등장이 전혀 없는 캐릭터입니다.
8편에서 부활 떡밥이 살짝 있었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캐릭터가 부활한다는 반전 이벤트입니다.
약혼자인 호조 소운은 성능도 좋고 이후 게임에도 몇 번 등장합니다만
란은 시리즈 전체는 물론, 7편에서조차 굉장히 애매한 캐릭터였죠.



스토리 역시 많은 사람들이 이 루트를 왜 만들었는지 의아해 했던 결말이었습니다.
이소로쿠, 겐신과 대등한 스토리 한 축을 차지하기에는 여러 모로 아쉬웠던 캐릭터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스토리와 엔딩이 있습니다.
통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원숭이 죽이기 루트나,
각성한 마왕 리틀 프린세스와 싸우는 루트도 있죠.
위에 CG는 란스가 TS되는 개그엔딩입니다.

각 세력을 선택하여 플레이하는 전국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아 특별히 소개하지는 않겠습니다.



총평하자면, 시리즈 전체로 봤을 때 전국란스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마왕 미키의 등장이나, 실이 얼어 붙은 사건 등을 제외하면
이후 게임을 즐기기 위해 기억해야 할 복선이 많지 않았습니다.

또한, 란스 시리즈를 이끌었던 주요 캐릭터들의 비중도 굉장히 적었습니다.
카나미, 시즈카 등의 인기 캐릭터가
메인 스토리에는 전혀 개입을 하지 못했고
팬들은 짧은 이벤트 몇 개만으로 만족해야 했죠.

스토리나 캐릭터로 볼 때 발매 당시에는 외전 느낌이라는 평가가 있었고,
시리즈가 완결된 지금 봐도 크게 중요한 역할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꼭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입니다.
왜냐면, 재밌으니까요. 그것도 무지하게 재밌으니까요.

다양한 캐릭터와 강력한 게임성을 갖춘 작품입니다.
이 게임과 비슷한 다른 회사들의 몇몇 아류들을 플레이해 봤지만,
이 장르를 제대로 만들 수 있었던 에로게 회사는
역시 앨리스소프트 밖에 없었다는 확신을 주는 게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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