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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0일 일요일

리뷰 : 드라큘라 백작(1992/11/27,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브램 스토커의 소설을 읽든, 읽지 않았든 드라큘라 백작이라는 이름을 듣고
흡혈귀가 떠오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페어리테일 사의 <드라큘라 백작>은 당연히 흡혈귀가 나오는 게임입니다.

흡혈귀는 에로게에서 너무나도 많이 다룬 소재라서
사실 어느정도 식상한 소재입니다.
단순한 모에 요소로서 흡혈귀를 등장시킨 작품도 있고,
능력자 배틀물 같은 곳에서 초능력에 대한 설명으로 흡혈귀를 등장시키기도 하고
아무튼 다양하게 쓰입니다.

현재는 오히려 흡혈귀물 에로게의 틀이 어느 정도 잡혀있기 때문에
흡혈귀가 등장하는 게임들은 모두가 비슷비슷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비슷한 게임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92년도에 나온 드라큘라 백작은 틀이 잡혀 있기 전에 나온 게임이기 때문에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주인공은 드라큘라이며 게임의 배경은 중세 유럽입니다.
다이쇼 시대를 다룬 <유메지 아사쿠사기담>나,
영화같은 느낌을 주는 <신주쿠 이야기>처럼
이 게임도 독특한 유럽 분위기를 잘 살린 게임입니다.



흡혈귀물이라는 게 확연히 드러나는 부분은 H씬입니다.
H씬은 꼭 여자의 피를 빠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사실, 여기에는 게임 외적으로 규제가 심해진 사정에 의해서라고 합니다.



게임은 포인트 클릭 시스템으로 전개됩니다.
우선 위에 있는 눈, 입, 손, 뇌 모양 등을 클릭합니다.
눈은 보다, 입은 말하다, 손은 만지다, 뇌는 생각하다 등을 의미합니다.
그 옆에 있는 화살표는 맵을 이동할 때 사용합니다.

그 다음에 화면에 보이는 포인트를 클릭하는 방식입니다.
아이템도 얻을 수 있고, 그 아이템을 잘 사용해서 막힌 길을 뚫을 수도 있습니다.
난이도가 높지는 않기 때문에 굳이 머리를 쓸 정도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나름 즐길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H씬에서도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레이라>와 마찬가지로
모든 포인트를 클릭하기 전에는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플레이어로서는 본인이 클릭하지 않은 부분이 어디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고
진도는 나가지 않아서 답답하기만 합니다.
<레이라> 때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쉬운 시스템입니다.
실제로 플레이하면 그 부분이 얼마나 짜증나는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드라큘라 백작은 오랜 잠에서 깨어나 본인이 사랑했던 여자들이
살해되어 백골이 된 것을 발견합니다.
드라큘라 백작은 복수를 위해 이 여성들을 만나기 전인 과거로 돌아갑니다.
스토리는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눈에 확 띄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총평하자면, 이 시기의 페어리테일 사 게임들이 공통적으로
잘 만들어 놓은 분위기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색다른 설정과 분위기 때문에 기대를 하게 만들지만
정작 스토리는 평범한 수준입니다. 독창성만큼의 완성도를 못 보여줍니다.

드라큘라 백작을 그 중에서 그나마 괜찮은 완성도를 지닌 게임이라고 
그냥 좋게 평가할 수도 있지만,
게임 초반에 준 기대감이 너무나도 저를 아쉽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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