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작품 목록

추천 작품 목록

글 목록

2019년 2월 16일 토요일

리뷰 : BEAST21 ~능X의 관~(2002/8/2,버디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버디소프트는 PC-98시절에 이미 망한 회사였습니다.
연도로 보면, 96년도쯤에 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는 그보다도 훨씬 전에 망했지만,
어쨌든 게임은 계속 발매했었죠.

96년도를 마지막으로 아무 소식도 없던 버디소프트는
2002년도에 갑자기 <BEAST21>을 발매하고 이번에야말로 진짜로 망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아무 게임을 내지 않았죠.



PC98시절 <BEAST> 시리즈는 총 세 편이 나왔습니다.
우선 1편은 91년도에 나온 <BEAST ~음수의 관>입니다.

주인공을 비롯한 오컬트 연구부는
사람들이 행방불명된다는 미스터리한 지역을 조사하던 도중,
갑작스럽게 폭풍우에 휩쓸립니다.
마침, 근처에는 저택이 있었고 오컬트 연구부는
그곳에서 하룻밤 묵기로 합니다.




외딴 숲 속의 저택, 미모의 집주인과 추한 집사라는
수상쩍은 장소에서 아무 의심없이 편히 쉬는 주인공 일행입니다.
오컬트 연구부로서의 자세가 안 됐습니다.

다음날 아침, 주인공을 제외한 4명의 부원들은
납치를 당해 저택 어딘가에 포박 당합니다.
주인공이 저택을 돌아다니며, 여러 아이템을 찾아서
부원들을 구출하고 모두 저택을 탈출하는 게임입니다.

게임 스토리 자체는 B급 호러물과 비슷하고,
그 스토리에서 에로가 강조된 수준입니다.
이와 비슷한 구성의 게임으로는 99년도의 <괴기! 드릴남의 공포>가 있습니다.


명령 선택식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선택해야 하는 순서가 난잡해서
난이도가 쓸데없이 높습니다.
그래도 <BEAST> 1편은 난이도의 문제만 빼면, 큰 단점은 없는 작품입니다.



<BEAST 2 ~인큐 버스터>와 <BEAST 3>는 망했습니다.
두 게임이 망한 결정적인 이유는
딱히 호러 스릴러 영역에서 스토리 보강이 되지도 않았는데
H씬은 오히려 크게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1편과 관련된 부분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1편이 스토리가 훌륭했거나, 복선을 많이 뿌린 것도 아닌데도 말이죠.
1편을 플레이하지 않으면, 2편과 3편의 스토리를 이해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BEAST21의 얘기로 돌아와서 21도 마찬가지입니다.



1991년도 게임에 등장했던 최종보스 집주인 키리코가
2002년도 게임에 또 등장합니다.

대체 B급 호러물에 불과한 1편이 뭐라고
10년 넘은 후속작에까지 똑같은 악당이 등장하는 거죠?
21세기에는 1편의 영향에서 벗어나면 안 되는 건가요?

2002년도라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제 1편은 기억도 안 날 정도겠죠.
그래서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아예 1편 전체 내용을 BEAST21에 때려 박았습니다.
요약만 볼 수도 있고 그냥 넘기는 옵션도 가능하지만
1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할 수 있게 게임 속에 넣어놨어요.
대체 왜 이렇게까지 1편을 좋아하는 건데요.

분위기와 구성만 따와서 완전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정녕 못하는 건가요?



게임 초반부에 키리코의 저택에 같이 갈 여자를 두 명 중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왜 다같이 가지 않는가에 대해서는 그럴 듯한 설명이 없습니다.

선택받지 못한 여성은 "그래? 알았어."하고 쿨하게 떠나는데 나중에 혼자서 찾아 옵니다.
어느 순간 저택에 납치당해 있습니다.

주인공과 선택받은 여성은 키리코의 저택을 찾아 가던 중, 폭풍우를 만납니다.
폭풍우를 피해 마침 근처에 있던 저택에 신세를 지기로 합니다.
주인공은 어렴풋이 그 저택이 키리코의 저택이라는 걸 짐작하고 있는데
아무 경계도 안 합니다.

같이 간 여성은 어느 순간 납치당해서 이상한 약을 먹고,
주인공이 탈출하자고 해도 말도 안 듣습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쓸데없이 많습니다.
한참동안 저택을 탐색한 후에도, 갑자기 신 캐릭터가 나타나서
'여기서 일하는 메이드에요'라고 자기소개를 합니다.
처음에 저택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정리를 해 줬으면 좋잖아요.

폐쇄된 공간이 무대인데 계속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타나면 어떡합니까?
게임이 너무 난잡해지잖아요.

H씬은 양은 많아졌지만 부제가 ~능ㅇ의 관~임에도 불구하고
ㄴㅇ씬은 거의 없다는 불만이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단점이 많아서 그런 불만은 별 거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총평하자면, 편의주의적 설정, 방향성이 없는 스토리,
불편한 시스템, 전작에 대한 과도한 의존 등
단점 투성이인 작품입니다.

소재는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 소재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