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초반, 짧지만 강력한 전성기를 구가하던 버디소프트는
심각한 내분을 겪었습니다.
그 내분에서 주요 스탭들이 독립하여
DISCOVERY에서 새로운 게임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주요 스탭들의 독립 이후, 버디소프트는 서서히 몰락하여
불과 몇 년 사이에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든 회사가 되었습니다만,
그렇다고 DISCOVERY도 성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90년대 초반의 DISCOVERY는 이렇다 할 특색이 없었습니다.
그래픽은 괜찮았지만, 시스템이나 장르적인 면에서
브랜드만의 장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드벤처, 미니게임, RPG, 대전액션 등 이런 저런 장르를 만들었고
제 마음에 드는 게임도 있긴 있었지만,
결국은 명확한 방향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95년도에 DISCOVERY 브랜드는 다른 회사로 경영권이 넘어가게 되었으며,
BLACK PACKAGE와 한솥밥을 먹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DISCOVERY는 BLACK PACKAGE의 보조나 하는 역할이었습니다.
2000년도에 또 다시 다른 회사로 경영권이 넘어갔으며
'DISCOVERY REBORN from 2000'이라는 로고로 다시 태어납니다.
2000년대에는 확실한 특색이 있는 회사였는데,
<유부녀 X 유부녀>나 <유부녀 전대 아이사이가>같은 유부녀 전문 회사로 거듭납니다.
신나게 유부녀물을 뽑아내던 DISCOVERY는
2009년에 브랜드 폐쇄를 발표하고,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이상이 에로게 브랜드 DISCOVERY의 대략적인 역사입니다.
DISCOVERY가 그렇게 메이저한 회사도 아니었고,
강력 추천할만한 명작을 만든 회사도 아니기 때문에
딱히 기억할 필요는 없는 회사입니다.
아무튼 그런 DISCOVERY의 첫 작품인 Sweet Emotion입니다.
상큼한 순애물스러운 제목과 달리 미스터리물입니다.
1부에서, 여자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주인공은
결혼 후 2년이 지나, 부인을 살해하려고 마음 먹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자신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하며 1부가 마무리됩니다.
2부는 시체 발견자에 대한 이야기,
3부는 탐정의 수사에 대한 이야기,
4부는 살해당한 사람이 귀신이 되어 하계로 내려오는 이야기,
5부는 사건 해결입니다.
살인을 계획하던 사람이 오히려 살해당하는 전개,
여러 사람의 시점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구성 등은 참신했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는 너무나도 허술합니다.
2부의 시체 발견자 스토리는 메인 스토리와 큰 관계없는 이야기만 줄창할 뿐이었고,
4부는 통째로 빼버려도 상관없는 내용입니다.
애초에 5부 구성 자체가 사건을 심도있게 분석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H씬을 더 많이 보여주기 위한 장치에 불과했습니다
결말은 꾹 참고 게임을 플레이한 사람의 힘을 쭉 빼버립니다.
총평하자면, 의욕만 앞선 게임의 전형입니다.
차라리 5부 구성을 버리고, 1부만 살렸더라면 더 좋은 게임이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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