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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10일 일요일

리뷰 : CAL2(1991/4/10,버디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CAL2>는 그래도 당대에는 잘 나갔던 버디소프트의 대표작입니다.
다른 대표 시리즈라고 할 만한 <JOKER>시리즈라든가, <Beast>시리즈가
어딘가 나사 빠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비해서
CAL2는 큰 결점을 보여주지 않는 게임입니다.



우선 전작인 <CAL ~영원의 미소녀들~>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주인공은 도서위원인 미카를 짝사랑하고 있으나
좀처럼 마음을 전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중얼거린 말이 여신 비너스 소환 마법이었고
소환된 여신은 주인공을 위해 'CAL'이라는 이세계로 초대한다는 내용입니다.



여러 세계를 오가며, '성냥팔이 소녀', '라푼젤', '신데렐라' 등의
동화 속 여주인공들을 만나 H씬을 벌인다는 지극히 별 내용없는 옴니버스입니다.
저번에 말씀드렸듯이, 버디소프트는 그래픽으로 승부하는 회사죠.

근데, 이런 내용없는 게임이 게이머들에게 먹혔습니다.
왜냐면 당시 기준으로 그래픽이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입니다.


엘프사의 <드래곤나이트2>


앨리스소프트의 <투신도시>


페어리테일사의 <X・na>


칵테일소프트의 <이루미나!>


<CAL>


1990년도 12월쯤에 발매된 게임들입니다.
엘프, 앨리스소프트, 페어리테일과 칵테일소프트같은 PC-98시절 메이저 회사들과
기종 차이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CAL>의 인기 비결인 그래픽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쉽습니다.
같은 시대 다른 게임과 비교했을 때, 그래픽이 너무 좋아요.


어쨌든 <CAL>의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속편이 제작되었습니다.



전작에서 짝사랑했던 미카와 맺어진 후, 
2편의 배경은 졸업식 날입니다.
주인공이 무심코 중얼거린 말이 이번에는 여신 아이온의 소환마법이었고
여신 아이온은 미카를 납치해서 이세계로 갑니다.
여신 비너스의 도움을 받아 미카를 구출하러 이세계로 가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구하기 위한 노력은 별로 안 하는 것같고
이번에는 역사 속 여러 나라의 여성들을 만나고 다니는 게
주인공이 하는 일이죠.



월드맵입니다. 
이 맵을 돌아다니면서 세계 각국의 여성들을 만나고 다닙니다.



그래픽도 여전히 훌륭하고, 캐릭터들도 괜찮습니다.
CAL2는 당대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작품입니다.

아쉬운 점은 캐릭터 간의 분량 차이가 꽤 크다는 점입니다.
여전히 옴니버스 형식인데, 어떤 스토리는 분량이 충실하고
어떤 스토리는 벌써 끝났나 싶을 정도로 분량이 없어요.

월드맵도 있고, 한 번 방문한 곳을 다시 방문할 수도 있습니다.
기왕 이런 시스템을 만들었다면, 방문 순서 시스템을 강화해서
스토리를 충실하게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황폐화된 도시에 홀로 사는 여성 캐릭터입니다.
이 장소를 한 번 방문한 후, 다시 방문하면 주인공에게 식량 좀 구해오라고 합니다.

그럼, 주인공이 옆동네인 '중국'이나 '서부 개척시대'로 가서
식량 좀 구해다오는 스토리를 만들 수도 있다는 거죠.
각 장소를 다시 방문할 수 있는데도,
장소들의 연계성이 없는 것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아무튼 높은 인기로 인해 CAL2는 PC엔진같은 가정용 게임기로도 이식이 되었습니다.
수려하던 그래픽은 이식되면서 퇴보되기는 했지만,
주요부분에 보이스가 들어가 있는 점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뭐, 당시에는 별다른 스토리가 없는 H씬용 게임에서
H씬이 짤렸기 때문인지 혹평을 받은 이식판입니다.



총평하자면, 스토리가 빈약해서 지금해도 재미있는 게임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왜 인기가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꼭 그래픽이 아니더라도, 캐릭터와 분위기를 살리는데 충실히 공을 들인 작품입니다.
버디소프트 전성기의 상징같은 게임이죠.

이 이후로도 <PAL>, <CAL3>, <CAL외전>같은 속편들이 나왔습니다만
CAL2를 제작했던 스탭들은 떠나버린 이후였고,
CAL 시리즈는 그대로 묻혀버리게 됩니다.

CAL2는 91년도의 에로게 명작 중의 하나였지만, 그뿐입니다.
지금으로서는 별 기억할 필요가 없는 게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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