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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10일 월요일

리뷰 : 츠마시보리(2006/8/4,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츠마시보리>입니다.
<츠마미구이> 1편, 2편의 세계관과 약간 연결되는 부분도 있으며,
예약 특전 디스크를 설치하면
<츠마미구이>의 인기 캐릭터 카나에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유부녀 노선 자체는 <츠마미구이>와 비슷합니다만
<츠마미구이> 1편, 2편과 다르게
이 게임은 저가형이 아닌 풀프라이스 게임이었으며
그만큼 앨리스소프트에서도 진심이었다고 생각되는 볼륨이었습니다.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대학 선배에게 얹혀 살던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자기 폭주한 대학 선배에 의해 자취방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모아둔 돈도 없고, 어디 갈 곳도 없는 주인공에게
갑자기 사쿠라라는 여성이 등장해서 어떤 집을 안내합니다.



새로 살게 된 보금자리는
평소 주인공과 사이가 좋지 않던 아버지가 마련해 준 맞선 장소입니다.
주인공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버지 친구의 딸과 맞선을 보기로 결정된 거죠.
그냥 잠깐하는 맞선도 아니고,
같이 한 번 살아 보고 결정하는 맞선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눈 앞에 있는 사쿠라는 맞선 상대도 아닙니다.
맞선 상대의 언니죠. 사쿠라는 이미 유부녀입니다.
주인공이 동생의 맞선 상대로서 적합한지
사쿠라가 먼저 같이 살아 보고 동생을 부를지 말지 결정한다고 합니다.


지적해야 할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만
이런 장르가 늘 그렇듯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건 주인공 뿐입니다.
온화한 성격의 사쿠라가 당연한 일인 것처럼 우기니 방법이 없습니다.
딱히 주인공도 갈 곳이 없다 보니 일단 같이 살기로 합니다.
맞선이야 나중에 거절하면 되는 거죠.



결국, 이 게임의 핵심은 사쿠라입니다.
사쿠라와의 첫 대면에서 사쿠라가 마음에 안 든다 생각되면
바로 이 게임을 끄셔도 됩니다.
하지만, 유부녀물을 하고 싶어서 이 게임을 설치하신 분들이라면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되네요.
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나중에 나오는 사실이지만, 사쿠라의 남편은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사쿠라는 미망인이니,
유부녀 기준에 엄격하신 분들께는 안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일주일 후, 사쿠라에게서 합격 판정이 나오면
사쿠라의 동생 마도카가 이사를 옵니다.
초반부에는 여러 모로 주인공과 상성이 맞지 않는 캐릭터인데
첫 만남 이벤트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터지기도 했고,
마도카가 아직도 예전 남자친구에 미련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주인공을 경멸하는 마도카와
필요 이상으로 사과만 하는 상호구인 주인공과
주인공의 인간관계를 망치려고 작정한 게 아닌가 생각되는 대학선배의 활약으로
초반에는 복장 터지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사쿠라를 보면서 꾹 참고 버팁시다.



그 외에도 공략 가능한 여성이 넷, 예약특전이 있다면 카나에 추가인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요염한 누님들이 많이 나오는 이 게임에 꼬맹이가 굳이 필요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안 그래도 할 일이 많은 게임인데
사이드 캐릭터 둘 정도는 구조조정을 했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소꿉친구 누님이자 카페를 경영하는 히메카의 캐릭터는 괜찮았습니다.
처음부터 주인공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고,
사쿠라가 하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비판하기도 합니다.
사쿠라 뺨을 때리는 장면도 있습니다.
단조로울 수 있는 스토리에 막장 드라마 요소를 추가해 주는 귀중한 존재죠.



게임은 기본적으로 장소 이동형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됩니다.
메인은 사쿠라와 마도카이기 때문에 집에 있을 때가 가장 많겠지만
다양한 상황을 보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다른 장소로 이동해야 하죠.

복잡한 매커니즘의 시뮬레이션 게임이기 때문에
스토리의 흐름은 자연스럽지 않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방금 목욕탕을 갔다 왔는데,
집에 와서 또 목욕하는 전개같은 것이 생길 수도 있죠.

다만, 스케쥴만 잘 관리하면 얼마든지 동시공략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런 게임의 매력입니다.
엔딩은 자매 엔딩 이외에 개별엔딩이고 하렘 엔딩은 없습니다만
플레이어의 기량에 따라 전원을 임신시킬 수 있는 자유도가 있는 게임입니다.



각 여성 캐릭터에는 스테이터스 항목이 있어서
다양한 수치를 잘 관리해 주어야 합니다.
사쿠라와 마도카에게는 질투심이라는 수치도 있어서
질투심을 잘 관리해주지 않으면 애정도와 기분이 떨어집니다.

사쿠라는 온화하고 포용력 있는 성격인 것에 비해
질투심이 굉장히 강한 편입니다.
주인공과 서로 하하호호 웃다가도 
갑자기 목소리가 싸늘해지는 장면이 있는데
플레이하는 저까지 오싹해질 때가 있습니다.



사쿠라가 질투하든 말든 다른 캐릭터를 공략하겠다면 
플레이어가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는데
이 게임은 네토라레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옆집 유부녀에 집중하면
그 남편과 자식이 사쿠라를 노리고 들어오는 방식이죠.
인생사 남의 아내를 탐하는 자, 자신의 아내도 빼앗길 각오를 해야하는 법 아니겠습니까?

사쿠라에 충분히 관심을 쏟아 주면 막을 수 있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네토라레 이벤트를 일으키는 게 더 힘들다는 분들도 계실 정도죠.

어차피 사쿠라는 형식적으로 맞선 상대의 언니일 뿐인데,
사쿠라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는 개인의 자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맞선 상대이자 연인이 되는 마도카의 네토라레가 없는 점이 아쉽습니다.
아마 볼륨 상의 문제로 빠진 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네토라레를 막기는 어렵지 않지만,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의 난이도는 꽤 있는 편입니다.
플레이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먼저 지쳐 버리는 플레이어도 있을 정도죠.

더 큰 문제는 어느 정도 플레이가 궤도에 오르면,
스토리나 H씬을 감상하기 위한 플레이가 아니라
단순히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서 반복하는 작업이 되어 버린다는 점입니다.

시뮬레이션 에로게의 피할 수 없는 한계점입니다.
H를 할 때마다 새로운 장면을 만든다면 장면이 엄청나게 많아질 텐데
일개 에로게 회사가 그것을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다만, 게임 내의 기간이 너무 길었는데
이 부분을 좀 줄이거나 간소화했어야 한다는 생각은 듭니다.



총평하자면, <츠마미구이> 1편, 2편의 재평가는 실패했지만
이 게임만큼은 재평가를 해야겠습니다.
제 기억보다 훨씬 더 좋은 게임이었네요.

순애 유부녀물 베이스에 네토라레의 스토리가 약한 점 등,
제 취향에 딱 맞는 에로게는 아니었으나
스토리도 적당히 괜찮았고 캐릭터가 너무 훌륭했습니다.
자매 캐릭터의 성우는 굉장히 좋아하는 성우들이었고
맡은 배역에도 굉장히 어울렸습니다.

플레이가 다소 피로할 수는 있지만 인터페이스가 나쁜 건 아닙니다.
불합리한 불편함은 없기 때문에
성욕과 근성만 있으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취향만 맞다면 지금 플레이해도 손색없는 훌륭한 유부녀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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