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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16일 일요일

리뷰 : 츠마미구이3(2016/1/19,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릴 적에 유부녀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2010년쯤에야 비로소 유부녀물에 점점 끌리기 시작했죠.
이전에 리뷰한 <츠마미구이> 1편과 2편과 <츠마시보리>의
발매 날짜는 2010년 이전이었기 때문에,
그 게임들을 이번에 플레이할 때는 새로운 발견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6년에 발매된 이 게임에는 그다지 큰 기대를 할 수가 없었죠.
이 게임의 장단점이 제대로 기억나지는 않았지만
제가 이미 유부녀 취향이 넘쳐 흐르던 2016년에 
플레이했던 유부녀물이 머릿 속에 제대로 남아있지 않는다는 사실,
이것만으로도 이 게임의 수준을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사실 기억이 너무 나지 않아서 플레이를 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의심도 해 봤지만,
플레이 기록이 엄연히 남아 있었습니다.
실망감조차 남지 않았던 이 게임은
과연 어떤 게임일지 한 번 살펴 보겠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 처음 나오는 선택지는
NTR 요소를 뺄 것인가, 넣을 것인가입니다.
NTR을 별로 안 좋아하시는 분이라도 
굳이 여기서 NTR요소를 제거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게임에서 NTR을 막는 건 정말 쉽거든요.

저는 당연히 NTR이 있는 길로 향해 갑니다.



주인공은 회사 휴가로 한 달 간 고향으로 내려가게 된 청년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고향에서 여러 남자들을 만나는데
선입견 탓인지 다들 NTR 잘하게 생긴 인상으로 보입니다.



주인공의 형과 형수님입니다.
주인공은 예전부터 형수님 미유리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미유리도 주인공을 좋아했고, 남편과 셋이서 같이 사는 삶을 꿈꿔왔죠.
주인공이 고향을 떠났을 때는 굉장히 아쉬워했습니다.



주인공과 비슷한 시기에 형의 집에 얹혀 살게 된 회사원 타케오입니다.
NTR 업계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하는 금태양이죠.
타케오는 실제로 여자 관계가 문란한 스타일입니다.
그런 타케오가 미유리에게 적지 않은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주인공은 굉장히 불안해 합니다.
정작 남편인 주인공 형은 별 생각이 없죠.



미유리와 함께 메인 히로인인 사요코입니다.
주인공을 예전부터 돌봐 주던 누님으로, 현재 미망인입니다.
미유리와 마찬가지로 주인공에 대한 초반 애정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스테이터스를 보면 지금 누구를 가장 사랑하는지가 나옵니다.
처음엔 미유리, 사요코 모두 남편을 가장 사랑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진짜 남편을 가장 좋아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주인공에게 깊은 애정을 보여주죠.

저 항목이 남편에서 주인공으로 바뀔 수도 있고,
아니면 또다른 인물로도 바뀔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운 항목인데,
바뀌는 타이밍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진도가 꽤 나간 편이라고 생각되는 시점에도 
여전히 '남편'이라고 적혀 있는 경우가 있어요.
마치 스스로에게 하는 변명같이 느껴집니다.

지금 여성 캐릭터의 진정한 마음이 누구에게 있는가는
플레이어의 해석에 맡겨야 할 문제라고 보는데,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게임 플레이는 장소 이동형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됩니다.
장소 이동 외에는 딱히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게임치고는 플레이가 단조로웠고
<츠마시보리>에 비해 실망스러웠다는 의견이 많았죠.

여성 캐릭터가 있는 장소로 이동하는 형태일 뿐이라면
비주얼 노벨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스타일입니다.
시뮬레이션 게임을 표방한다면
거기서 좀 더 신경써야 할 요소가 있어야죠.



이 게임의 특이한 요소라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여성 캐릭터가 있는 장소에 웬 코난 범인 같이 생긴 놈이 훔쳐보고 있죠.
NTR을 막기 위해서는 저 장소를 방문해서 저 녀석을 막아야 합니다.
다른 장소를 방문하면 그대로 NTR 이벤트가 진행되죠.

<츠마시보리>와 마찬가지로 
공격도 하고 방어도 하는 NTR 게임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도 복잡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츠마시보리>에 비해
아쉬웠다는 평가가 많았죠.



요염한 유부녀 디자인은 꽤 잘 뽑혔고,
스토리도 나름 신경쓴 편입니다.
안타깝게도 <츠마시보리>에 비해 막장 드라마적 재미는 많이 부족했습니다만
개개의 스토리가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 게임에서 시스템 못지 않게 호불호가 갈렸던 부분은
바로 메인 히로인인 미유리의 캐릭터입니다.

딱히 유부녀물에 높은 정조관념을 요구하는 건 아니지만
플레이하면서도 뭔가 위화감이 들었습니다.
클리어한 후 다른 분들의 감상을 봤는데,
아니나다를까 미유리 욕이 굉장히 많더군요.



미유리는 이미 남편이 있지만
처음부터 주인공에 대한 애정이 넘쳐 흘렀고,
주인공과 H관계를 맺는 것에도 큰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선을 넘는 과정 역시 매끄럽지 않았지만
유부녀물은 필연적으로 그런 편의주의적 전개가 있을 수밖에 없죠.

다만, H씬 중에는 남편을 조롱하는 듯한 장면도 있었고,
결말도 이전작들에 비해 깔끔하지 못했습니다.
주인공과 함께 가는 스토리만으로도
미유리의 캐릭터는 많이 아쉬웠죠.



타케오의 NTR 스토리 자체는 꽤 훌륭했다고 봅니다.
처음에는 남편 및 주인공에 대한 애정을 생각하며 타케오를 거절하던,
미유리가 점점 욕망으로 빠져는 스토리가 좋았죠.

초반에 타케오가 찝쩍거림에도 불구하고,
미유리는 타케오를 내쫓지 않고 자애로서 타케오를 갱생하려고 합니다.
그런 미유리를 보던 타케오도 점점 미유리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는데
이 부분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기억에 남지 않는 게임이었지만
타케오의 스토리를 놓친 건 제 실수였다는 걸 인정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다만 이 평가는 게임 전반과 연계하지 않고 
타케오 스토리만 따로 놓았을 때의 평가입니다.
게임의 전체적인 구성은 좀 이상했는데
타케오 스토리에서는 타케오-미유리-남편의 관계만이 부각됩니다.
주인공은 애매한 아싸 포지션이 되어 버렸어요.




그리고 놀랍게도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타케오도 다른 남자에게 미유리를 NTR을 당하는 전개가 있습니다.
정말 무시무시한 스토리가 아닐 수 없죠.

NTR이 너무 많아지면서
미유리의 캐릭터가 너무 가벼워졌어요.
엄연히 사랑하는 남편도 있었고, 주인공에 대한 애정도 있었으며,
타케오에 대해서도 끌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계속 NTR당하는 캐릭터가 되어 버렸죠.

게다가 역대 등장 캐릭터들 중에 가장 변명의 여지가 적었습니다.
사요코도 NTR 전개가 많았지만,
사요코는 그래도 남편을 잃은 미망인이었잖아요.


이 게임은 너무 많은 인간관계를 만들었습니다.
스토리만큼이나 미유리 캐릭터도 난잡해졌죠.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었으면 
시뮬레이션 요소를 잘 살려서 각 스토리를 잘 배분했어야 했는데
그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했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NTR 스토리는 타케오의 스토리 밖에 없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었는지 스핀오프 네토라레편을 만들 때 투표를 했는데,
1위가 타케오와 서브 여캐1, 2위가 타케오와 서브 여캐2였다고 합니다.
역시 NTR은 금태양에게 맡겨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총평하자면, 채점기준에 <츠마시보리>를 놓고 감점법으로 채점한다면
낮은 점수를 받을 게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햇수로 치면 10년의 차이가 있는 게임인데
그간의 노하우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유부녀물 에로게 전반을 기준에 놓고 살펴 보면,
평균 이상의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쪽 분야가 정말로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이
판에 박힌 양산형 게임이 워낙 많아요.

그런 게임들에 비해 츠마미구이3는 고유의 매력이 확실히 있습니다.
기대를 좀만 낮추고 플레이한다면
충분히 즐길 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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