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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26일 일요일

리뷰 : 란스9 ~헬만 혁명~(2)(2014/4/25,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란스 9편의 전투는 SRPG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플레이어가 조작할 수 있는 것은 일정 범위의 전투뿐이지만,
게임의 스토리는 국가 단위를 전복시키는 수준으로
스토리를 알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그림을
보다 큰 전략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계속 전황을 알려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오른쪽에 있는 비교적 젊은 남성이 헬만군 전체를 통솔하는 총사령관입니다.
겉보기에도 무능한데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최고 권력자인 스텟셀의 친척으로 
스텟셀의 결정에 예스밖에 말할 줄 모르는 무능한 낙하산 인사인 거죠.

란스 일행이 소수의 정예로 헬만을 휘젓고 다닐수 있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수십만의 대군이라도 수뇌부가 무능하면 아무 힘도 쓸 수 없다는 걸 증명하는 인간이기도 하죠.
총사령관을 제외한 헬만군은 대체로 무능하지 않습니다. 



헬만군은 총 다섯 개의 군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군은 노련한 장군 레류코프가 이끌고 있는데
겉보기에도 한가닥할 것 같은 카리스마가 있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란스의 비열한 전략에도 좀처럼 걸려들지 않아서
란스를 꽤나 고전하게 하는 적입니다.

하지만 총사령관은 올곧은 성격의 레류코프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고,
1군 전체가 아닌 300명만 이끌고 란스 일행을 진압하도록 명령합니다.
물론 30명도 안 되는 란스 일행에 비해서는 훨씬 많지만,
그만큼 스텟셀 정권이 군부를 장악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실 레류코프를 견제한 것이 마냥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레류코프는 스텟셀에게 반감을 갖고 있었고 패튼을 응원하고 있었죠.
여러 이유로 배신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레류코프가 수만 명이나 지휘하고 있었다면
스텟셀에게는 큰 위협이었을 겁니다.

만일, 레류코프가 패튼에게 합류했더라면 이후 큰 일을 했을지도 모를 인물인데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맡기고 란스의 손에 쓰러집니다.



2군 장군은 아리스토레스입니다.
2군에는 특히 많은 병력이 배치되어 있는데
2군이 맡은 지역은 마물 세계에 인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리스토레스는 레류코프보다는 덜 견제받았던 건지
헬만 수뇌부는 '2군만 움직이면 반란따위는 금방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리스토레스는 아예 처음부터 패튼과 내통하고 있었죠.
대놓고 반란을 지원할 정도로 마음대로 할 수는 없었지만,
국경 밖에서 마물들을 불러들여 
2군이 반란 토벌에 동원되지 않도록 조작을 합니다.

아리스토레스 역시 혁명이 다 끝난 이후에 패튼을 도와 큰 일을 할 인물이었으나,
게임 후반부에 부관에게 조작이 들켜서 사망하고 맙니다.



3군은 근육녀인 미네바 장군이 통솔하고 있습니다.
미네바는 비열하고 잔인한 성격으로 스텟셀하고 비슷한 성격입니다.
그렇다고 미네바가 스텟셀 편인 건 아니라 제대로 통솔이 안 되는데
그 이유는 미네바의 야심이 스텟셀만큼이나 크기 때문이죠.

3군의 기본 역할이 수도 방위이기 때문에
미네바는 가장 마지막에 만나게 되는 상대입니다.



4군은 무능한 장군 네로가 맡고 있습니다.
란스와 제대로 맞붙는 첫 번째 정규군인데
란스의 전략이 족족 맞아 떨어지며 개털리는 역할이죠.

휘하 병력들도 무능하기는 하지만 병력이 수만 명인만큼,
병력의 우위를 어떻게든 살릴 수도 있었을 텐데
그조차도 못해보고 네로는 허무하게 사망합니다.
게다가, 부관인 크림은 패튼을 알아 보고
남은 4군을 규합하여 반란군에 합세하기까지 하죠.



병력은 적지만 수준 높은 유격대인 5군은 롤렉스 장군이 맡고 있습니다.
롤렉스도 스텟셀을 좋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딱히 헬만을 배신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란스 토벌에 나서기는 합니다.

하지만 롤렉스의 성격이 워낙 제멋대로라 
란스 일행과 5군의 전면전까지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던 중 5군은 미네바의 만행에 분노하여 수도로 진군하고
비열한 계략에 의해 부대 전체가 박살나고 말죠.
롤렉스와 부관 올오레는 살아남아 란스 일행에 합류합니다.

나중에 롤렉스는 란스와 함께 헬만의 부잣집을 털면서
'헬만 5군 장군인 내가 도적질이나 하고 있다니'하면서 한탄하는데
이미 란스 일행에는 헬만 전 황태자, 헬만 황제, 세계 종교지도자까지 있어
다같이 도적질을 하고 있었죠.



아무튼 지금까지 이야기를 정리하면,
헬만군의 병력은 압도적이었지만
스텟셀은 군부를 단 한 곳도 제대로 다루지 못했고
이게 진작에 제압되었을 반란이 성공하게 된 원동력이었다는 겁니다.

스텟셀은 겉보기엔 굉장히 스마트한 악당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황태후인 파멜라를 꼬셔서 권력을 차지했을 뿐이고,
어찌어찌 권력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공고히 하지 못했습니다.
나라에 반대파가 한뭉텅이인데 숙청이라도 잘했어야죠.

권력이 위기에 빠질수록 냉정하게 대처를 했어야 하는데 
점점 더 소인배의 본성만 드러냅니다.
대부분의 스토리에서 최종보스의 위치조차 차지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사망하죠.
란스와 대적할 그릇도 되지 못했습니다.



스토리는 대개 미네바가 스텟셀 일파를 다 쳐죽이고
최종보스의 위치를 차지하는 전개입니다.
나라가 다 망하기 직전까지 잠깐이라도 황제를 해 보고 싶은
미네바의 욕심을 볼 수 있죠.
상당히 강력한 여성이기는 하지만 란스의 적수는 아닙니다.

미네바가 죽은 후에 등장하는 진짜 최종 보스가 있기는 한데,
그 보스까지 소개하기에는 설명해야 하는 설정이 너무 많아서 생략하겠습니다.

아무튼 최종 보스까지 쓰러뜨리면 헬만 혁명은 성공합니다.
당연히 헬만의 전 황태자이자 혁명 계획의 입안자인
패튼이 황제가 되어 권력을 누릴 줄 알았지만
패튼은 뜬금없이 민주주의하자고 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은 전 황제였던 시라가 하게 되죠.



란스9의 전반적인 스토리는 탄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 다른 게임과 달리 처음부터 목표가 확실했기 때문에 스토리의 밀도가 높았고,
다른 분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란스의 쾌진격에 집중할 수 있었죠.
밀도가 높은만큼 내용이 짧았고, 
다른 분기가 없던 만큼 2,3회차에 똑같은 걸 반복해야 하는 문제가 있긴 했지만요.

어둡고 암울한 헬만의 정세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었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죽이는 것을 아끼지 않아 많은 피가 흘렀습니다.
그렇게 극적이고 웅장한 혁명을 연출했죠.

3편에서 구제불능의 악당처럼 보였던 패튼의 각성도
시리즈를 계속 플레이해 왔다면 감격하기에 충분합니다.



마지막 챕터까지 도달하면 겨우 분기가 생깁니다.
정사 루트 이외에, 이 게임에서 중요했던 캐릭터들의 IF 스토리죠.

이에 대해서는 각 캐릭터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함께
다음 리뷰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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