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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22일 일요일

리뷰 : 드래곤나이트4(3)(1994/2/25, 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리뷰는 셋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세 번째 편입니다.


드디어 드래곤나이트4 리뷰 마무리입니다.
PC-98판 드래곤나이트 이외의 것들을 다룹니다.



먼저, 슈퍼 패미콤판 드래곤나이트4입니다.
닌텐도 계열의 콘솔은 성인 게임을 많이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에로 CG는 물론, 그런 분위기를 연상시킬 수 있는 이벤트조차 뭉텅이로 짤렸습니다.

마리안과의 H씬의 경우는 같이 목욕을 하려던 것으로 바뀌었고,
라이나스가 여자 캐릭터들을 성적으로 괴롭히는 것은
벌레같은 것으로 괴롭히는 초등학생스러운 괴롭힘으로 바뀌었습니다.

H씬 삭제 때문인지 대신에 다른 이벤트를 보강하였습니다.
PC-98판에서는 초반부 이후 전혀 등장하지 않던 마리안이 주인공 일행과
합류하기도 합니다.


슈퍼 패미콤판의 신 캐릭터인 마법사 웬디입니다.
이 정도 서비스신이면 슈퍼 패미콤에서는 엄청난 것입니다.



루시폰의 네임드 부하들도 추가되었습니다.
루시폰은 딱한 뒷사정도 있고 외형도 멋있는, 훌륭한 악역입니다만
PC-98판에서는 거의 등장이 없어서
악역으로서의 카리스마를 느낄 틈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추가된 부하들과 함께 루시폰 역시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루시폰의 카리스마와 함께 미나쿠스에 대한 충성심, 마노에 대한 사랑에 대한 묘사도 있습니다.

엘프 사의 RPG, 전략 SLG 게임류는 대부분 악역의 매력을 살리는 데 실패했으며
드래곤나이트4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부분이 슈퍼 패미콤판에서 어느 정도 개선되었습니다.



루시폰의 네임드 부하들 역시 어느 정도 활약을 해 줍니다.
중반에는 나타샤가 납치당하는 이벤트도 있고,
돌이 된 사람들을 주인공에게 보여줌으로써 주인공 일행을 위협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전투 시스템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필살기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능력치 상승과는 별개로 레벨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레벨을 올리면 통상 공격시 일정 확률로 필살기가 나갑니다.

둘째는 원거리 공격 유닛 중 일부 유닛의 근거리 공격이 제한되었다는 점입니다.
PC-98판에서는 원거리 공격 유닛이 근거리 공격도 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원거리 공격 유닛은 근거리 공격 유닛의 상위 호환이었습니다.

슈퍼 패미콤판에서는 이 점이 바뀌었습니다.
근거리 공격 유닛이 원거리 공격 유닛을 접근해서 공격한다면
원거리 공격 유닛은 반격을 할 수 없습니다.
원거리 공격 유닛에도 약점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다음은 PC-fx판 이야기입니다.
PC-fx는 PC엔진의 후속 게임기입니다만
사실 별로 할 얘기가 없습니다.
PC-98판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특이한 점은 콘솔 게임기임에도 불구하고 슈퍼패미콤판과 달리
에로 이벤트를 거의 삭제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물론, PC-98판만큼 적나라한 H씬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슈퍼패미콤판>


<PC-fx판>

두 기종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PC-98판은 그냥 알몸으로 묶여 있는 장면이기 때문에
블로그에 올릴 수가 없습니다.

PC-fx판은 원래 CG에서 각도를 약간 돌려서 주요 부위만을 가린 채로 알몸인 CG입니다.
반면에, 슈퍼 패미콤판은 아예 다른 자세로 옷을 입고 있기까지 합니다.

사실 이 정도 CG 역시 PC-fx판에서는 그나마 안전한 축에 속합니다.
너무 적나라한 CG가 많아서 블로그에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은 플레이스테이션판입니다.
슈퍼 패미콤판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상당 수의 CG 및 이벤트가 슈퍼 패미콤판과 비슷합니다.

특이한 점은 카케루의 옆에 있는 둥둥 떠다니는 하트입니다.
가까이 가면 일행인 여자 캐릭터와 대화가 가능합니다.


대화하고 싶은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뭔가 대단한 대화를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PC-98판에서도 대부분의 경우, 중요한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의 대화가 적어서 아쉬웠던 분이라면
어느 정도 아쉬움을 풀어주는 시스템이라고 하겠습니다.



슈퍼 패미콤판의 웬디는 등장은 하지만 비중이 없어진 대신
사라라는 신 마법사 캐릭터가 등장했습니다.

세일의 스승으로 세일이 두려워하는 존재입니다.
주인공과 페어를 이루고서도 비중이 미묘한 세일의 분량을 더 챙겨줍니다.



원작에서는 없던 전투도 추가되었습니다.
PC-98판에서는 배에서 적의 습격을 받으면 바로 무인도로 가게 되었으나
플레이스테이션판에서는 전투를 한 번 치릅니다.

전투에서는 원거리 공격 유닛의 공격 범위를 한 번 더 제한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드는 부분은, 
적이 사망할 때 마지막 대미지를 입힌 캐릭터만 경험치를 얻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평범한 SRPG처럼 공격만 해도 경험치를 받으며 최종 대미지를 입힌 캐릭터는 더 많은 경험치를 받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판의 단점은 로딩입니다.
과거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 자체가 로딩이라는 단점으로 유명하긴 했습니다.

전투에서 상대를 공격할 때마다, 또 반격을 할 때마다
화려한 연출을 보여주지만 그 효과 하나하나를 볼 때마다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게임을 하다 보면 계속 흐름이 끊깁니다.

전투 애니메이션은 PC-98판부터 끌 수 있었지만
저는 전투 연출을 보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고
게임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끄지 않았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판은 제가 유일하게 전투 애니메이션을 끄고 플레이한 게임입니다.



마지막으로 윈도우즈판입니다.
윈도우즈판은 2007년에 나온 게임치고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전투가 너무 쉽다는 불평을 상당히 많이 들었습니다.
실험해 본 결과, 이지 모드로 자동 전투를 돌리면 
최종 전투까지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모드도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투 시스템 자체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듭니다.
공격마법, 버프마법, 회복마법, 필살기 등을 이용한 다양한 전략을 짤 수 있고
아이템을 이용한 패시브 스킬로 아군 캐릭터를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HP와 경험치, 레벨 시스템도 엘프 사의 역대 게임 중에서 가장 멀쩡합니다.
엘프 사의 SRPG 중 역대 최고의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무려 13년 만에 나온 리메이크라는 점입니다.
3D 그래픽도 시대에 비해 미흡하다고 많은 지적을 받습니다만
CG는 PC-98 시절에 비해 거의 발전하지 않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스토리나 이벤트가 전혀 추가가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슈퍼 패미콤판이나 플레이스테이션판은
신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악역의 매력을 살리고, 전투를 추가하고,
여자 캐릭터들의 비중을 올리는 등의 노력을 하였지만
윈도우즈판은 PC-98판에서 대사 토시 하나 안 틀리고 
99퍼센트 똑같은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PC-98판 시절 에로게와 지금의 에로게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만
양쪽의 진행방식과 템포는 명백하게 다릅니다.
PC-98 시절 잘 나갔다고 해서 대사 하나하나까지 그대로 가져와 리메이크를 하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엘프는 드래곤나이트 이외의 게임들도 리메이크를 발매하면서 많이 고전했는데
대부분이 너무 있는 그대로 리메이크를 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애자매처럼 변화를 줘서 망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총평하자면, 에로게로서도 판타지물로서도 정말 완벽한 고전 명작입니다.
몇 번을 반복해서 봐도 여운이 남는 엔딩입니다.

특색있는 스토리가 강점이기 때문에
지금 플레이한다면 명작인 동급생 시리즈보다 더 매력적입니다.

한글판이 있는 도스판은 전투 시스템이 영 좋지 않습니다.
아쉬운 점은 많지만 윈도우즈판이 지금 플레이하기 가장 편리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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