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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29일 일요일

리뷰 : METAL EYE(1993/4/28, 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METAL EYE>는 엘프 사의 게임 중에서도 참 인지도가 없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을 그나마 아는 사람들도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자주 합니다.

METAL EYE가 실망스러운 큰 이유는 발매 시기 때문입니다.
METAL EYE 직전에 나온 엘프 사의 게임은 그 유명한 <동급생>이고,
직후에 나온 게임은 명작 <워즈 워스>입니다.

<동급생>과 <워즈 워스>는 당시 명실상부한 엘프 사의 투톱입니다.
그 사이에 끼면 어떤 게임이라도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METAL EYE는 저 좋은 흐름을 끊어 먹은 게임입니다.

과연 METAL EYE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필드형 RPG입니다.
엘프 사의 RPG게임들이 다 그렇듯이 초반부가 심각하게 어렵습니다.
또한, 적과 너무 자주 조우하게 됩니다.

첫 퀘스트로 필드 몬스터 10마리를 잡아야 하는데,
그조차도 쉽지 않습니다.



전투방식은 프레임 방식입니다.
턴 방식이 한 턴에 모든 캐릭터가 동등하게 한 번의 행동기회를 얻는 반면에,
프레임 방식은 모두 제각각입니다.

한 캐릭터가 한 번 행동하는 동안 다른 캐릭터는 두, 세번 행동할 수도 있습니다.
에우슈리사의 <전여신> 시리즈의 전투방식과 비슷합니다.

다만, 다른 프레임 방식에 비해 다양성이 부족합니다.
공격은 검을 쓰는 것과 총을 쓰는 것, 그리고 폭탄 아이템을 쓰는 것이 전부입니다.

검은 데미지가 적은 대신 프레임도 짧아 자주 공격할 수 있습니다.
총은 데미지가 큰 대신 상대적으로 긴 프레임을 감수해야 합니다.
폭탄은 비용 대비 효율이 낮기 때문에 거의 안 쓰는 것을 고려하면
고작 두 가지 공격 밖에 없습니다.
마법이나 특수 기술, 필살기 같은 다양한 것들이 있었다면
전투 시스템이 더 좋아졌을 것입니다.


이 게임의 전투 방식 중 최악인 점은 바로 '가만히 있는다' 커맨드입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적을 만나면 주인공의 행동은 '가만히 있는다'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시작하면 공격 한 번 못 해보고 적에게 당합니다.

명령 커맨드를 불러와서, 무기를 선택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을 거치면
다음부터는 그 행동이 유지되어 엔터키만 누르면 됩니다.
다른 게임과 달리 적을 공격하는 과정이 복잡하지만
처음에만 설정해 주면 다음부터는 똑같이 행동하기 때문에 편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편리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공격'이 기본 커맨드로 설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투를 하다 보면 '회복 아이템'을 쓰고 싶어집니다.
명령 커맨드를 불러와서, 아이템을 선택하고, 목표를 선택해서 회복약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다른 RPG처럼 자연스럽게, 다음 행동은 공격일 것이라고 생각하여,
엔터키를 누르면 계속 회복 아이템을 사용하게 됩니다.

아이템 사용같은 특수한 경우에도 행동이 그대로 유지가 되는 것입니다.
아이템 사용을 그만두기 위해서는
또 명령 커맨드를 불러와서, 무기를 선택하고, 목표를 선택해서 공격을 해야합니다.

심지어, 레벨업을 하면 명령 커맨드가 초기화됩니다.
다시 '가만히 있는다'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생각없이 플레이하다가는 아군이 공격 한 번 못 해보고
몬스터에게 일방적으로 맞게 됩니다.

때문에, 레벨 노가다를 할 때도 계속 신경을 써야합니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전투 시스템이 오히려 더 불편합니다.



또 다른 문제점은 SF물로서의 분위기가 살아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필드를 보면 건물의 외관이 목조 건물입니다.
뭐, SF 세계관이라도 시골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저 장소는 그냥 개발이 덜 된 구역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바로 저 장소에서 일어나는 이벤트 CG를 살펴보면,



완벽하게 도시 한복판입니다.
이벤트 CG와 필드 이미지가 전혀 매칭이 되지 않습니다.

동인 게임에서는 이런 경우를 자주 봤습니다.
하지만, 당시 메이저 게임 회사이자,
도시형 맵이 무대인 <동급생>을 직전에 만든 엘프 사의 게임이잖아요.
좀 더, SF적 분위기에 신경을 썼어야 하지 않을까요?



상점은 무기와 방어구를 파는 상점과 기타 아이템을 파는 상점이 있습니다.
METAL EYE는 엘프 사의 RPG 게임 중에서 무기, 방어구의 가치가 도움이 되는 편입니다.

기타 아이템 상점에서는 메탈이라는 것을 팝니다.
메탈은 서브 전투원입니다.
플레이어가 조종할 수는 없고 레벨업을 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단언컨대, 메탈은 가장 완벽한 쓰레기입니다.

플레이어가 조종할 수 없으니 화력 집중이 안 되고 꼭 엉뚱한 곳을 공격합니다.
그리고 게임이 아군 파티원의 한 명이라도 사망하면 게임 오버입니다.
메탈이 죽으면 게임오버가 되지는 않지만
파티원이 한 명 늘어난다고 해도 게임오버를 막을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메탈은 더럽게 비쌉니다.
초반에 전투가 어려울 때, 메탈이 필요합니다만 돈이 없어서 살 수가 없습니다.

무기, 방어구가 싸고 좋기 때문에 메탈보다는 무기, 방어구를 먼저 사게 됩니다.
그리고 무기, 방어구를 모두 맞춘 이후에는 전투가 쉬워져서 메탈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이길 전투는 메탈 없이도 이기고, 질 전투는 메탈 있어도 집니다.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그런 잉여가 비싸기까지 합니다.
돈이 남을 때, 취미로 장만합시다.



주인공은 최강의 사냥꾼인 위르그의 아들, 핀딜입니다,
어느날, 위르그는 소식도 없이 행방불명되었습니다.
주인공은 실종된 아버지를 찾기 위해 사냥꾼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소꿉친구인 루나입니다.
마음에 드는 캐릭터이고, 중간에 동료도 됩니다만 아무래도 분량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아이리아입니다.
주인공의 사냥꾼 스승 겟사의 딸입니다.
이 캐릭터는 중대한 비밀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사냥꾼으로 수행을 하던 중, 길가에 쓰러져 있는 여성을 발견합니다.



마을이 암네이드 군대의 습격을 받아 도망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여성의 발언 중, 주인공의 아버지에 관한 단서가 있습니다.
주인공은 아버지를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 도중에 동료가 되는 사냥꾼 페이 메이입니다.
METAL EYE의 히로인은 루나, 아이리아, 페이 메이 이 셋이라고 보면 됩니다.
1장이 페이 메이, 2장이 루나, 3장이 아이리아가 히로인인 구성입니다.


스토리 자체는, 크게 훌륭하지는 않지만 무난한 수준입니다.
엘프 사 게임치고 가벼운 분위기가 적고 진지한 스토리입니다.



총평하자면, <동급생>과 <워즈 워스>보다는 한참 못 합니다.
그 두 게임과 비교하면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엘프사의 명작 <드래곤나이트4>나 <워즈 워스> 역시 게임 시스템은 좋지 못했습니다.
다만, 좋은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열악한 게임 시스템을 감수하고서라도
플레이할 가치가 있던 것입니다.

METAL EYE의 스토리는 그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초반만 어찌어찌 고생해서 넘기면 그 후에는 난이도도 높지 않고,
분량도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고, 그 정도의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1개:

  1. 엘프에서 이렇게 알려지지 않은 게임도 내놓았었군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새삼 망해버린 게 아쉬운 제작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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