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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29일 일요일

리뷰 : Demon City(1993/12/1, 칵테일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Demon City>입니다. 제목과 타이틀 화면만은 거창합니다.
서양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게임입니다.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명령 선택식입니다.
오른쪽의 눈이나 입 등을 선택해서 보다, 말하다를 선택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다소 막히는 부분도 있지만 스토리상 분기는 없는
단일 엔딩 시스템입니다.
시스템 상 인상 깊었던 장면은 딱히 없군요.



주인공이 사는 곳은 바그란드 왕국이라는 곳입니다.
바그란드 왕국에서 주목할 부분은 종교 '그란드 진교'입니다.
그란드 진교의 핵심 교리는 '자유와 쾌락'으로 
단어 자체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자세한 내용은 '사랑과 순결'을 부정하고 전국민이 누구하고나 H를 벌이는
지극히 에로게스러운 설정입니다.

또한, 주인공은 그런 왕국의 성전사로 절륜한 정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시작 부분에서 왕이 부여한 그의 임무는 
그란드 진교에 반하여 '사랑과 순결'을 교리로 하는 이단들을
H씬을 통해 쾌락의 포로로 만들어 개종시키는 것입니다.



제목이고, BGM이고, CG고, 분위기고 모든 것들이 진지한 가운데
중요한 설정이 문제입니다.
개인적으로 H씬이 설정의 중심에 있는 걸 싫어합니다.
지나치게 편의주의적이잖아요.

에로게에 에로적인 부분이 있는 건 당연합니다.
그렇다고, 별다른 고민없이 H씬이나 쉽게 보여줄 수 있는 설정을 짜서
극의 완성도를 낮추면 안 돼죠.

H를 하지 않으면 죽는 병이라든가,
저출산 문제로 국가에서 H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면허를 준다든가,
남녀가 밀실에 갇혀서 낮은 목소리가 '너희끼리 H를 안 하면 죽는다'고 말한다든가,
이런 거 정말 싫어합니다.
노골적으로 저급한 설정이에요.



데몬 시티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싫어합니다. 
혹자는 장난스러운 설정에 비해 스토리가 진지하고 무겁게 흘러간다고 표현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제대로 된 스토리를 바보같은 설정이 망치고 있어요.



총평하자면, 에로게의 H씬을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만
많은 게임들이 H씬 때문에 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H씬에 너무 많은 노력을 들인 나머지 요소가 개판인 게임이나
H씬에 집착하다 스토리가 흔들리는 게임을 많이 봐 왔습니다.

데몬 시티가 그런 게임들 중에서 특출나게 좋지 않은 점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중에서는 괜찮은 편입니다.
제가 그런 게임들을 너무 병적으로 싫어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만,
아무튼 저하고는 안 맞는 게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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