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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30일 일요일

리뷰 : 커스텀메이트(1993/9/17, 칵테일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커스텀메이트>입니다. '트'입니다. '드'가 아닙니다.
뭐, 현재 시점에서 인지도의 차이는 명백하죠.
인지도의 차이 이전에 지금은 커스텀메이트의 존재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원조는 이 게임이죠. <커스텀메이드3D>는 물론이고
<커스텀레이드> 시리즈보다도 먼저입니다. <커스텀레이드>가 제목을 따라한 거에요.


이 게임이야말로, 미소녀 커스텀 에로게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에로게의 히로인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발상 자체는
이보다 훨씬 전부터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25년전에 그걸 실제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죠.

때는 1993년, 당시 엘프, 앨리스소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메이저 회사,
칵테일소프트가 과감하게 커스텀 게임을 만들어
게이머들을 흥분시켰습니다.



커스텀 게임답게 일단 여자 캐릭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선택할 수 있는 커스텀은 다섯 개입니다.
[타입], [성격], [가슴], [엉덩이], [헤어스타일]이죠.


일단 [가슴]과 [엉덩이]부터 살펴 봅시다. 대중소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맨 위에서부터, [가슴]과 [엉덩이] 대, 중, 소입니다.
이게 무슨 틀린그림찾기인가요?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사실 진짜로 차이가 없습니다.
[가슴] 대와 [가슴] 중은 차이가 없고, [엉덩이] 중과 [엉덩이] 소도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 있는 부분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알 수 없는 수준입니다.

다른 캐릭터 CG들도 마찬가지에요.
'설마 대중소를 하나하나 비교할만큼 한가한 사람은 없을 거야'라고 생각한 건가요?



가장 차이가 많이 나는 캐릭터입니다.
방금 전과 달리 이번에는 [가슴], [엉덩이] 대중소가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역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기가 힘든 수준입니다.

게다가 잘 보세요.
아래 캐릭터의 [가슴] 소가 위 캐릭터 [가슴] 대보다도 커 보이잖아요.
[타입]에서 연상을 고르는 게 [가슴] 선택지 고르는 것보다
더 가슴에 영향을 많이 줍니다.

[가슴]과 [엉덩이] 선택지는 그래픽 상으로 그렇게 눈에 띄지 않아서
의미가 없습니다.
저에게는 더더욱 의미가 없는데, 작다나 보통따위 고를 생각은 없기 때문이죠.
다섯 선택지 중에 두 개가 벌써 그냥 날라 갔습니다.



[헤어스타일]같은 경우는 그나마 눈에 띕니다.
쇼트, 세미롱, 롱 중에서 하나를 고를 수 있죠.

문제는 머리길이 셋 중 하나라는 점이죠.
스타일이나 색을 따로 지정할 수가 없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너무나도 적습니다.


머리색뿐만 아니라 얼굴 생김새, 안경 등 모든 것이
[타입]과 [성격]을 고르는 것으로 결정됩니다.
[타입]은 연상, 동년배, 연하 중의 하나를 선택하고
그에 따라 세 가지 [성격]을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다시 말해, 3 곱하기 3이에요.
그냥 아홉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과 다른 게 없어요.
칵테일소프트에서 2년전에 발매한 <컁컁바니 스피릿츠>도
아홉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서 대화하는 형식의 게임이었죠.
커스텀메이트가 <컁컁바니 스피릿츠>와 다른 점은 머리 길이 선택 밖에 없는 셈이에요.


커스텀 게임을 만들기 힘들었던 환경이었던 건 이해하지만
게이머 입장에서는 의미가 없을 정도로 커스텀 시스템이 빈약합니다.
최초라고 이해하기에는 커스텀 게임이 맞나 싶을 정도에요.



아무튼 캐릭터를 하나 만들...지 않고 선택한 후,
게임이 진행됩니다.

시스템도 <컁컁바니 스피릿츠>하고 비슷합니다.
사실 <컁컁바니 스피릿츠>보다는 <컁컁바니> 1편 수준이죠.
93년도의 칵테일소프트 수준치고는 다소 별 거 없는 게임입니다.

커스텀 시스템이 빈약하다고 했지만,
고작 그정도를 만드는 데도 모든 힘을 다 써버린 거죠.



총평하자면, 최초의 커스텀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인 게임입니다.
굳이 이 게임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훗날 유명한 게임들이 흉내냈던
커스텀메이트라는 제목 그 자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댓글 2개:

  1. 늘 리뷰 잘 보고 있습니다. 일요일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네요..
    일요일이 일주일에 한 다섯 번 정도 있거나 아니면 칵테일소프트와 엘프가 게임을 한 백만개 정도 내줬으면 좋았겠다고 생각될정도로 재미있고 날카롭고 재치있는 글들 항상 감사합니다

    간절기라 날씨가 많이 쌀쌀한데 건강 조심하시고 아무리 바쁘셔도 게임과 블로그 리뷰는 절대 잊지 말아주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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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dkle p// 늘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dkle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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