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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23일 일요일

리뷰 : DORADORA 이모션 ~성패전~(1995/7/25, 칵테일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DORADORA 이모션 ~성패전~>입니다. 또다시 마작게임이죠.



중세 판타지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점점 SF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세계관입니다.
특히 '마작'이라는 주제가 그 세계관 중에 잘 녹아 있는 점을 주목할만 합니다.
기본적으로 이 세계에서의 마작은 신이 내린 선물같은 것으로서
신성시되고 있는 행위이며 마작을 잘 하는 사람은 그만큼 존중을 받습니다.
단순히 이에 그치지 않고, 마작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세력도 있으며
그에 따른 분쟁도 있습니다.

멋진 그래픽, 개성적인 캐릭터와 더불어 이 게임의 가치를 높여주는 세계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민트라는 천사와 함께 성패라는 마작패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이런 세계관의 에로게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주인공은 성패를 찾아다니며, 여러 여자와 만나고 마작을 하고
또한 이런 저런일을 하는 스토리입니다.



저는 늘 마작 게임이 그래픽이 훌륭하고, 마작이 재미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이 게임은 이 조건들을 갖추고 있는 게임입니다.
거기에 스토리가 가미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스토리는 마지막에 뜬금없는 반전과 개연성없는 결말, 심각한 무리수 등으로
비판을 받고는 합니다.
스토리로만 본다면 지당한 비판이지만,
저는 그보다도 마작 게임치고 좋은 스토리에 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저는 늘 이 시기의 마작 게임은 할 이유가 없고
더 나중에 나온 게임, 특히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 시리즈를 하는 게 좋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런 스토리가 있다면 나름 할 가치가 있는 셈입니다.



사실 진짜로 비판받아야 할 부분은 게임 시스템입니다.
마작 시스템은 문제가 아닙니다. 마작을 즐기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그 마작에 이르기까지의 어드벤처 파트입니다.
주기적으로 제가 비판하는 포인트 클릭 방식인데 이번에도 문제를 일으킵니다.
<극락 만다라>처럼 온갖 곳을 뒤져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감도 안 잡혀서
수십 분을 헤메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 위의 민트의 대사는 
'마스터, 이런 곳에서 농땡이 피우지 말고 빨리 다른 장소로 갑시다.'입니다.
제가 농땡이 피우고 싶어서 피운 줄 아세요? 
어디로 가야할지 짐작도 안 가서 이곳 저곳 헤메는 거에요.
이 녀석들이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왜 문제냐? 마작 게임이잖아요.
마작을 하고 싶은데 마작이 안 나옵니다. 
한참을 헤메고 있으면 이게 마작 게임인가 싶을 정도에요.

이 게임에서 가장 성취감을 느낄 때가 언제인지 아세요?
마작에서 이겼을 때가 아니에요. 마작 게임을 시작했을 때입니다.
드디어 마작을 하는구나하는 성취감 말이에요.



타이틀화면으로 돌아가 VS모드를 선택하면 캐릭터들을 골라 마작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 번은 게임을 클리어 해야 하죠. 따라서, 별 소용없습니다.
또 스토리 진행 중에 타이틀 화면으로 돌아가서 마작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그럴 바엔 이 게임을 끄고 다른 마작 게임을 켜서 하고 말죠.


PC-98 어드벤처 게임들은 상당 수가 진행이 불편했습니다.
그게 미덕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어요. 그래야 플레이 타임이 늘어나죠.
근데 이건 마작 게임입니다. 그냥 마작 많이 하게 해주면 플레이 타임이 늘어나잖아요.
왜 쓸데없는 일을 시켜서 시간을 허비하게 하는 거죠? 이해가 안 갑니다.



총평하자면, 마작게임에 스토리가 있는 게 나쁜 건 아닙니다.
또한, 이 게임의 스토리도 논란은 있지만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토리를 진행하는 방식이 이 게임의 단점입니다.

좀 더 간결하고 간편하게 스토리가 진행되었다면
더 점수를 줬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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