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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15일 일요일

리뷰 : 세 자매(1996/2/1, Jast)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Jast의 <세 자매>입니다.
옆집에 사는 귀여운 세 자매와 함께 하는 하렘물이죠.
거짓말은 하지 않았지만 다른 하렘물처럼 가벼운 분위기를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복잡하게 꼬인 인간관계가 인상적인 게임이죠.



주인공의 아버지는 오카무라라는 부하에게 배신당해서 몰락하고 자살까지 하게 됩니다.
주인공과 그의 형은 오카무라에게 복수를 결의하죠.
주인공은 의도적으로 오카무라 옆집으로 이사하고, 오카무라의 세 딸과 친해집니다.

그런 식으로 정보를 캐낸 주인공은 그 정보를 형에게 보내 왔으며,
형은 오카무라를 파산하게 만들며 복수를 성공합니다.
오카무라는 세 자매를 남겨두고 어딘가로 잠수를 탑니다.

문제는 여기부터입니다.
주인공은 오카무라의 몰락으로 복수는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주인공의 형은 재산도, 아버지도 잃어버린 세 자매에게까지 철저하게 복수하려고 합니다.

주인공은 오카무라는 당해도 싸다고 생각하지만,
남겨진 세 자매에게는 정이 들었습니다.
세 자매는 주인공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는 사실도 모른 채로
주인공에게 애정과 신뢰를 보내 줍니다.

주인공은 세 자매에게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형에게서 세 자매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입니다.



장녀 유키입니다.
차분한 연상 스타일의 회사원 누님입니다.



차녀인 에미입니다.
주인공의 연인으로 본래 밝은 성격이지만, 아버지가 잠적한 이후로
근심이 많은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막내인 리사입니다.
귀여운 여동생 스타일로 주인공에게 많은 애정을 보내줍니다.



끝없는 복수를 원하는 주인공의 형입니다.
친동생인 주인공에게는 그렇게까지 나쁜 짓을 하지 않지만
타인이 보기에는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으며
세 자매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냉혹한 짓을 합니다.
주인공과는 서로 모르는 척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의 주요 볼거리는 바로 주인공의 죄책감을 자극하는
세 자매의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장녀 유키의 경우는 생활비 부족으로 인해
동생들 몰래 밤 업소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막내 리사의 생일입니다. 세 자매와 주인공뿐만 아니라
리사의 학교 친구들까지 와서 축하해줍니다.
오랜만에 세 자매들도 밝은 표정을 보여줍니다.

그 때, 주인공의 형이 보낸 채권자들이 와서 깽판을 칩니다.



어린 애가 무슨 죄가 있다고 이건 너무하지 않나요?
전혀 상관없는 플레이어조차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장면입니다.
주인공은 이런 세 자매를 보며 큰 죄책감을 느끼는 거죠.


주인공의 형이 장녀 유키를 습격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때마침 주인공이 나타나자 형은 별 말하지 않고 습격을 중단하고 자리를 떠납니다.
그리고 에미가 집에 들어오죠.

에미는 주인공과 옷이 흐트러져 있는 언니를 보더니,
상황을 오해하고 오히려 주인공을 패버립니다.
도와준 주인공이 오해한 연인에게 쳐맞는 정석적인 전개죠.
러브 코미디물에서 흔히 나오는 전개입니다.

하지만, 이런 장면에서 이 주인공은 속으로
'에미는 나를 때릴 자격이 있어...'라고 생각합니다.
뻔한 전개 속에 굉장한 고뇌가 숨겨져 있는 거죠.

이 게임은 이런 독특한 설정이 마음에 듭니다.
불행한 세 자매를 단순히 동정하고, 무작정 도와주고
채권자에게 같이 맞서 싸우는 뻔한 주인공이었다면 그다지 재미없었을 겁니다.
세 자매에 불행에 한 쪽 발을 걸치고 있는 주인공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고뇌하는 거죠.



아쉬운 점은 스토리에 쓸데없는 사족이 붙어있다는 점입니다.
양호선생님이 여학생들과 H씬을 벌이라 식의 의뢰를 줍니다.
게임의 H씬이 부족하다고 여겨서 이런 내용을 넣었겠지만
세 자매와 전혀 관련이 없는 학생들과 교류하는 내용이다보니,
스토리가 쓸데없이 퍼져나가는 느낌입니다.

그런 주제에 하렘 엔딩은 배드엔딩입니다.
해피엔딩은 반드시 에미를 선택해야만 하죠.
각각 자매의 엔딩을 만드는 편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총평하자면, 여러 모로 아쉬운 점은 있지만 Jast치고는 나름 괜찮은 스토리의 게임입니다.
외부에서는 뻔한 러브 코미디식 전개가 벌어지는 도중에
주인공의 내면에는 무수한 고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른 게임과는 차별화된 이런 독특한 스타일만으로도
충분히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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