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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0일 일요일

리뷰 : 유리색의 눈(1997/3/7,AIL)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협박> 이후 거의 1년만에 발매된 <유리색의 눈>입니다.
AIL사의 모든 게임 중에서 가장 높은 완성도를 지닌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드코어한 것으로 이름을 알린 AIL사에서 가장 훌륭한 게임이
이런 소프트한 게임이라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와 단 둘이 살던 주인공은
사고로 아버지까지 잃게 됩니다.
슬픔을 딛고 잃어선 주인공은 혼자 살아가기 위해 
작은 자취방으로 이사를 하게 됩니다.



소꿉친구이자 건물주인 코토부키와 요코가 이사를 도와주러 왔습니다.
주인공이 살 자취방은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매우 집값이 저렴하죠.
이사 도중, 사고로 방바닥을 박살내 버립니다.



그날 밤, 이사를 끝낸 주인공은 귀신이 나오는 악몽을 꾸게 되고
우연히 부숴진 방바닥에서 숨겨져 있던 항아리를 찾아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항아리를 열어 보니...



항아리에서 봉인되었던 금발의 설녀가 튀어 나왔던 것입니다.
설녀의 이름은 루리로 이름과 설녀라는 사실 이외의 모든 기억을 잃고 있습니다.
오갈 곳 없는 루리는 주인공과 동거하게 되고,
그 와중에 벌어지는 주인공과 주변 여성들과의 연애를 다루고 있는 것이
유리색의 눈의 스토리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시간 관리형 게임으로 <동급생>과 유사한 스타일입니다.
시간마다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여성 캐릭터들의 호감도를 올려야 하죠.

<동급생>과의 차이점이라면 여성 캐릭터들하고 데이트 약속을 하는데
굳이 약속 시간과 장소를 기억할 필요는 없고,
약속시간이 되면 주인공이 알아서 찾아간다는 점입니다.
아르바이트나 약속 시간을 펑크내고 싶어도 그런 자유도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되면 사실상 강제로 이동해야 하죠.

시간에 맞춰 무언가를 해야 한다기 보다는
남는 시간을 어떻게 잘 때울 것인가가 이 게임을 잘 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시간 때우기' 커맨드가 따로 있기 때문에
시간 보내는 것 자체는 쉽지만 그래서야 여성들의 호감도를 올릴 수 없죠.
또한, 특정 캐릭터의 공략을 위해서
고양이를 키운다거나, 꽃을 키운다거나, 개발을 한다거나하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시간 때우기의 관점에서 이 게임을 봤을 때,
가장 아쉬운 점은 반복 이벤트가 너무나도 많다는 점입니다.

쌍둥이 캐릭터의 경우, 누가 누군지 정확히 알아보면 호감도가 오르는데
몇날 며칠을 이 이벤트만 주구장창 합니다.
그렇게 알아 보는 게 좋으면 누구 하나가 헤어스타일을 바꾸면 될 텐데요.

나오는 장소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맞추는 건 어렵지 않지만
별 내용도 없는데 맨날 똑같은 얘기만 하는 건 너무나도 지칩니다.
이런 똑같은 얘기만 반복한다고 호감도가 오를 정도면
그냥 서로 얼굴만 봐도 호감도가 오를 것 같네요.



캐릭터는 루리 이외에도 또다른 설녀나 퇴마사 등을 등장시켰고,
스토리도 어울리게 만들었습니다.



이미 애인이 있는 여성이나 미혼모도 히로인으로 등장시켰는데
지금 관점에서는 호불호가 약간 갈릴 수 있는 문제네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소는 
AIL사 게임답게 ㄴㅇ씬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다른 캐릭터도 아니고 주인공이
스토리 도중 분노한다거나 하여 홱까닥해버리면서 
여성 캐릭터를 ㄴㅇ하는 겁니다.

요즘 발매되는 게임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방식이죠.
사용된다고 해도 범인은 주인공이 아니고요.
저는 딱히 ㄴㅇ계열을 싫어하는 편도 아니고
순애물에 ㄴㅇ씬이 일부 포함되어 있더라도 싫어하지 않지만
이 게임에는 스토리로 보나 캐릭터로 보나
별로 어울리지 않았다고 봅니다.



이 게임은 루리와 요코를 중심으로 캐릭터들이 너무 좋았고,
스토리도 양호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은 게임입니다.
<협박>이 뜨기 전에 이 게임이 먼저 발매되었더라면
AIL사의 역사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보네요.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은 
이 게임이 DOS가 아닌 윈도우용으로 나왔어야 한다는 겁니다.
97년도는 이미 윈도우가 많이 보급되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윈도우로 나왔다면 더욱 흥행할 포텐셜이 있던 게임이었다고
사람들이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은 세가 새턴으로 이식되기도 했지만
왜인지 윈도우판은 나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을 윈도우에서 볼 수 있게 된 건
3년 후의 리메이크작 <진 유리색의 눈 ~돌아보면 곁에~> 덕분이었죠.

다음 리뷰인 <진 유리색의 눈 ~돌아보면 곁에~> 리뷰에서
이 게임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과 함께
리메이크에서는 무엇이 변경되었나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1개:

  1. np21 //

    안경 착용 여부 설정이 되는 게임은 요즘 게임에서도 많지 않죠.
    안경 캐릭터 자체가 많이 없어서...
    저는 안경도 좋아해서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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