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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30일 일요일

리뷰 : SEEK ~지하실의 X노예들~(1995/3/31, PIL)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PC-98시절의 에로게 회사 중 하드코어 계열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PIL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PIL이 발매한 게임들의 과감한 SM 묘사는
다른 회사가 감히 범접하기 힘든 오오라가 있었습니다.

PIL의 모회사는 스톤헤즈라는 이름으로, 95년도에 F&C에서 독립한 회사입니다.
스톤헤즈의 계열사 중 90년대에 가장 잘 나갔던 회사는 PIL인데,
정작 이 PIL은 2000년이 되자마자 몰락하고 맙니다.

뭐, PC-98시절의 많은 회사들이 21세기를 넘어가며 힘을 못 썼기 때문에,
PIL의 경우가 특별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뭔가 복합적으로 안 풀렸던 다른 회사들과 달리
PIL이 몰락한 이유는 명백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불란서 소녀 ~Une fille blanche~>입니다.
99년도에 제작 발표를 한 이 게임은
강산이 한 번 바뀐 후, 2009년도에 발매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발매했으면 잘 만들기라도 하지
10년의 세월동안 만들어낸 게임의 그릇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쓸데없이 컸으며,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한숨이 나올 정도로 하찮았습니다.

아무튼 PIL은 아직 홈페이지도 살아있는 회사지만,
<불란서 소녀 ~Une fille blanche~> 이후로 10년간 게임을 발매하지 않고 있습니다.
스톤헤즈의 계열사에서 BL게임을 14년까지는 발매했지만
어쨌든 PIL은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진 회사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리뷰할 게임은 <SEEK ~지하실의 X노예들~>이라는 게임입니다.
PIL의 데뷔작이기도 하고, 조교 시뮬레이션의 원조라고 불리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이 게임과 D.O.의 <토리코>, 셀렌의 <DEEP>은
3대 조교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불립니다.

SEEK은 PIL사의 간판 게임이며, 실사판도 있고
후일담 식으로 <AFTER SEEK>이 옴니버스 게임에 수록되어 있으며,
후속작으로 <지옥 SEEK>, <SEEK2 -SADISTIC BABYLON->도 있습니다.



게임의 스토리는 주인공이 오랫동안 의절하고 지냈던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아버지의 애인인 사키를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유명 화가인 아버지의 유산은 무려 10억엔으로
주인공이 10억엔을 상속받기 위해서는 아버지가 남몰래 하던 진짜 직업인
조교사가 되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10억을 상속받기 위해 의뢰받은 세 여성을 조교한다는 내용입니다.

시스템은 당시의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들과 비슷합니다.
대화나 조교행위등을 통해, 여성 캐릭터들의 파라미터를 조정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파라미터의 결과값에 따른 엔딩을 보는 게임입니다.

기간 도중에도 파라미터에 따라 이벤트를 볼 수 있으며,
조교 행위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행위도 추가되는 등,
시대를 고려하면 시스템 측면에서 꽤 완성도가 높은 게임입니다.

다만, 많은 엔딩을 다 보기 위해서 반복플레이를 하기에는 다소 지루합니다.
텍스트 스킵 기능은 잘 되어 있는 편이지만,
채찍같은 경우에는 포인트 클릭 방식으로 게이머가 직접 조작을 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SEEK는 조교 시뮬레이션의 길을 제시한 게임이고,
PC-98시절의 에로게 스타일과 한계를 고려하면 그렇게 큰 단점은 아닙니다.
또한, 조교 시뮬레이션치고 지루함의 문제에서 자유로운 게임은
지금까지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장르 자체가 지금은 거의 사장된 상태고요.



총평하자면, 원조이면서도 완성도도 최고급인 조교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에로게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게임입니다만,
내용 자체가 강렬한 H씬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보니
블로그에 올릴 CG도, 할 말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꽤 재미있는 게임으로 추천할 만합니다.
SM 조교 시뮬레이션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후대의 어중이떠중이들보다는 초창기의 SEEK나 <토리코>를 플레이하시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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